"피스토리우스 살해사건 재연 영상 유출 논란"

변호용 촬영자료 유출 추정…판결에 미칠 영향에 '촉각'

여자친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가 사건 상황을 재연한 영상이 유출돼 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법원에 살인죄로 기소된 피스토리우스가 총격 당시 상황을 직접 재연한 문제의 영상은 호주 TV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의족을 착용하지 않은 피스토리우스의 재연 영상은 호주 방송사 채널7이 피스토리우스 관련 다큐멘터리물 예고편을 통해 소개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문제의 영상은 민소매와 반바지 운동복 차림의 피스토리우스가 맨손으로 권총을 쏘는 동작을 연출한 것을 찍은 것으로 정확한 촬영 목적과 유출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피스토리우스는 거실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서서 정장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촬영에 참여했다. 영상 속의 피스토리우스는 의족을 착용하지 않았지만 보행할 수 있는 상태였다.

또 다른 장면에는 사건 현장과 비슷한 욕실에서 피스토리우스가 쓰러진 여성을 끌어내 옮기려는 상황이 담겨 있다.

이런 영상은 피스토리우스가 변호용 자료 제작을 위해 외부 기업에 의뢰해 찍은 내용 일부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3월 살인죄로 재판에 회부된 피스토리우스는 미국의 '에비던스룸'이라는 기업에 의뢰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변호 자료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재판 과정에서 피스토리우스 변호인단은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피스토리우스 측은 이번 영상이 공개된 것에 격노하면서 호주 방송사에 대해 신속한 해명을 촉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였던 2월14일 프리토리아 자택에서 유명 모델인 여자친구 리바 스틴캄프(29)에게 권총 4발을 쏴 살해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돼 살인죄로 기소됐다.

그는 집안에 든 강도가 욕실에 숨은 걸로 오인해 겁에 질린 상황에서 총을 쐈다며 고의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피스토리우스 측은 재판 과정에서 불안장애를 주장해 정신전문의 감정을 받았으나 형사 범죄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재개된 재판에서 살해혐의가 인정되면 피스토리우스는 최소 25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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