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41·한국명 김종숙) 프랑스 통상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밤 프랑스 부르고뉴 소도시 본에 있는 고성(古城) '클로 드 부조'에서 열린 '한국의 여름 밤, 수라상' 이라는 한식 소개행사에 참석한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펠르랭 장관은 지난 4월 개각 때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에서 통상, 외자 유치, 관광, 재외 프랑스인 업무를 담당하는 통상국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펠르랭 장관은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과 프랑스 기업이 협력해 제3세계 시장, 특히 아프리카 국가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양국 기업 간 협력을 강조했다.
그녀는 이어 "프랑스 회사가 한국에 많이 진출했는데 한국 회사는 프랑스에 많이 투자하고 있지 않다"면서 "최근에 한국 투자회의에도 가는 등 한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펠르랭 장관은 8천300만 명 수준인 외국인 관광객을 1억 명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프랑스 정부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서비스와 굽실거림을 너무 자주 혼동한다"며 프랑스 관광업계 종사자들에 대해 쓴소리를 했던 펠르랭은 이날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매장에 한국어로 소개말을 적어두거나 매장 직원들이 영어를 좀 더 잘하도록 하는 방법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펠르랭은 자신이 프랑스 사람이지만 입양아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한국인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프랑스인이 펠르랭 장관인 것 같다"는 덕담에 "(배우) 소피 마르소보다 더 유명하냐"고 반문하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많은 사람이 환영해 주어서 감동했다"면서 "한국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동료 농업장관이 내게 프랑스산 쇠고기를 한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할 정도"라고 전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묻자 펠르랭 장관은 '불고기'를 꼽으면서 "이전에는 프랑스 음식을 집에서 만들었는데 장관이 된 후로는 시간이 없어서 요리를 못 하고 있다"고 했다.
펠르랭 장관은 오는 9월 말 한국을 방문해 통상 협상을 하고 부산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각종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1973년 출생 직후 버려졌다가 6개월 뒤 프랑스로 입양된 펠르랭 장관은 상경계 그랑제콜인 에섹(ESSEC)과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하며 프랑스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펠르랭은 2012년 5월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장관직에 오른 후 현재 2년 넘게 장관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