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안화 직거래, 美 달러 독주체제 무너지나(종합)

한국을 첫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입국하고 있다.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북한 및 일본 방문보다 먼저 이뤄지는 것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국빈방문은 1995년 11월 장쩌민 주석과 2005년 11월, 2008년 8월의 후진타오 주석에 이어 네번째다. 윤성호기자
한중 양국이 빠르면 올해 안으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고 서울에 위안화 청산은행을 지정하는 한편 중국내 800억 위안(한화 13조 450억원 상당)의 투자쿼터를 한국에 부여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일 청와대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한국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고 한국은 중국 외횐시장에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데 합의했다.

또한 한국에 위안화 청산체제를 구축하고 서울에 중국계 은행을 위안화 청산은행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에 800억 위안 규모의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부여하고 적절한 시점에 이를 증액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과 여타 다른 국가의 기업 및 금융기관들의 위안화 표시 채권발행을 장려하기로 했다.

양국이 원-위안화 직거래에 합의함에 따라 양국간 무역과 금융거래가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위안화 직거래는 현재 미국 달러를 중간에 두고 한중 양국 은행들이 결제하는 방식을 말 그대로 '직접 거래'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는 한국의 시중은행들이 원화를 위안화로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달러화를 다시 위안화로 바꿔야 했다.

하지만 원-위안화 직거래가 되면 중간에 달러를 거치지 않고 양국 통화를 직접 바꿀 수 있게 된다. 달러 개입에 따른 환전 수수료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달러가 배제되면서 원-달러, 위안화-달러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도 회피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이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부상한 한국 기업으로서는 원-위안화 직거래가 정착되면 환전 수수료와 환헤지 비용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양국은 원화의 경우 역외 거래를 제한하고 있는 반면 위안화는 이같은 규제가 없는만큼 한국부터 직거래 시장을 빠르면 올해 안으로 개설하기로 했다.

현재 한중간 무역대금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한 실정이다. 원-위안화 직거래가 없다보니 무역대금 결제를 위해 위안화가 필요할 경우 홍콩 외환시장 등에서 조달해야 한다. 원-위안화 직거래가 성사될 경우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대목이다.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이 있다면 이 은행은 중국 본토로부터 위안화를 뭉칫돈으로 들여와 국내시장에 조달할 수 있고 국내 시중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위안화 포지션을 적기에 청산해줄 수도 있다. 또한 홍콩 청산은행을 통할 때보다 결제단계가 축소돼 수수료 등 비용이 절감되고 결제시차로 인한 리스크도 피할 수 있다. 현재 중국 교통은행 등이 한국내 위안화청산결제은행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원-위안화 직거래로 인해 위안화 거래가 늘면 위안화를 굴릴 수 있는 투자처도 필요하다. 현재 중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1.5%포인트 정도 높은 점을 감안하면 중국내 투자요인이 충분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로 한국인들이 중국 본토에 직접 투자를 하지는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내 채권투자나 중국 기업의 한국내 위안화 표시 채권발행 등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국에 800억 위안 규모의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RQFII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일종의 쿼터로서, 현재는 홍콩(2,700억 위안)과 대만(1,000억 위안),영국(800억 위안),프랑스(800억 위안), 싱가포르(500억 위안) 등 5개국만이 보유하고 있다.

원-위안화 거래가 늘게 되면 위안화 관련 금융상품도 자연스럽게 개발된다. 위안화 표시 채권이나 위안화 예금 및 파생상품 등 상품개발과 투자 등이 이뤄진다. 국내시장의 한계에 부딪힌 국내 금융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이 갖고 있는 장점은 중국과 실제무역이 크다는 점"이라며 "한중FTA가 체결되고 대중 무역 흑자의 20%만 위안화로 결제된다면 위안화 허브를 추진중인 영국 런던보다도 큰 위안화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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