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팀 양상문 LG 감독은 환한 미소를, 김응용 한화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LG는 최근 3연승의 상승세를, 한화는 4연패의 부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LG는 아직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2일까지 LG는 7위 SK에 반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6위 KIA와는 3.5경기 차, 4위 롯데와는 7.5경기 차다.
양 감독은 "하위권 팀이라도 연승은 할 수 있다"면서 "우리도 5연승을 두 번 정도 하면 따라갈 힘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투수들도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고 있고, 투타 밸런스가 맞아가는 것 같다"고 최근 상승세를 설명했다.
문제는 상승세의 계기다. 양 감독은 "올해 LG는 연승을 하더라도 2~3경기에서 그쳤고, 다시 무너졌다"면서 "무언가 터닝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언젠가는 기회가 꼭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의 올해 최다 연승은 3경기였다.
▲김응용 "맨날 지니까 인터뷰도 힘들다"
반면 김 감독은 한참 만에 나와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의자에 걸터 앉으면서 뱉은 첫 마디가 "맨날 지니까 힘들다"였다.
앞선 LG와 경기 내용도 아쉬웠다. 1일 경기에서는 연장까지 0-0으로 팽팽히 맞서다 11회말 오지환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고, 2일에는 좌익수 최진행의 어설픈 수비로 와르르 무너졌다. 김 감독은 "최진행은 오늘 뺐다"면서 "라인업 얘기는 하지 맙시다"고 휘갑을 쳤다.
그나마 무거운 분위기는 생일 얘기로 다소 허물어졌다. 한 기자가 이날 선발 이태양이 생일이라고 하자 김 감독은 "내 생일은 알아?"라고 물었다. 이에 "포털 사이트에 9월로 나와 있더라"고 하자 "뭔 소리야?"라고 짐짓 호통을 치면서 더그아웃에 겨우 웃음이 나왔다.
김 감독의 실제 생일은 음력 3월 1일이었던 것. 김 감독은 "6.25 전쟁 때 내려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생일을 9월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밝아진 분위기 속에 연패 탈출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김 감독은 "이태양이가 오늘 뭔가를 해주겠지"라며 더그아웃에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