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TF1 TV와 유럽1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법이나 공화적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으며 부끄러운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법과 인권의 나라인 우리 프랑스에서 무언가 (음모가) 조직되고 있으며 국민이 이를 알아야 한다. 내게 어떤 이미지를 씌우려고 행해지는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번 수사가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16시간에 걸친 경찰의 장시간 구금 조사에 대해서도 "나를 그렇게 오래 구금한 것이 정상적인가. 구금은 나를 욕보이려는 것"이라며 "일부 사법제도가 정치적 목적에 악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좌파 성향의 법관들이 우파정당 대중운동연합(UMP) 소속인 자신을 파괴하려는 정치적 강박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면서 "나는 악행과 정치적 조작에 꺾이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P 통신은 그가 이번 사건에도 불구, 2017년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벌어진 일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어떤 특권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잘못이 있으면 대가를 치르겠다. 나는 책임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TV에 출연한 것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게 패배해 엘리제궁을 떠난 뒤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에 앞서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BFM TV에 출연, "사법제도의 독립성을 비롯해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원칙과 무죄 추정의 원칙을 모두가 기억하기 바란다"면서 이번 수사가 사회당 정부와는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프랑스 역사상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장시간 구금 조사를 받은 뒤 정식 기소됐다.
그는 프랑스 최고법원인 파기법원에서 진행되는 자신의 불법 정치자금 재판과 관련해 정보를 얻는 대가로 판사에게 고위직을 보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당국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 당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게서 5천만유로(약 690억원)의 선거자금을 받은 사건을 조사하다가 전화 도청으로 판사매수에 관한 새로운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