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탓에 달러로 받은 수출대금을 원화로 바꾸면 실제 손에 쥐는 것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원·달러 하락세가 지속하면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환율 변동 위험에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액은 2천836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6%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297조원으로 2.6% 감소했다. 평균 원·달러 기준환율이 작년 상반기 1,103.3원에서 올해 상반기 1,049.8원으로 53.5원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6월 달러 기준 수출액은 478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5% 늘었지만 원화 기준 수출액은 48조8천억원으로 8.0% 줄었다. 6월 평균 기준환율은 1년 전보다 115.8원 낮은 1,019.4원을 기록했다.
2일 원·달러 환율 1,010원대가 무너지면서 세자릿수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퍼지자 수출기업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5월 340개 수출기업(대기업 30개, 중소기업 310개)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88.5%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이 나빠졌다고 답변했다.
당시 이들 기업이 제시한 손익분기점 환율은 달러당 평균 1,045원이었다. 환율이 손익 분기점을 계속 밑돌면 수출이 늘어날수록 손실이 커지게 된다.
대기업은 해외 현지 생산·판매를 확대하고 결제 통화를 다양화해 중소기업보다 원화 강세의 충격이 작지만, 일부 업종은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75∼80%를 차지하고 있어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이 약 2천억원 줄어든다.
정부는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관계기관과 함께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이달 중순부터 중소기업이 환변동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한도를 현재 수출금액의 70∼90%에서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환변동보험은 수출 기업이 환율 하락으로 본 손실을 보상해주지만, 환율 상승으로 얻은 이익금은 환수하는 상품이다.
또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대한 무역보험의 지원규모를 작년 하반기 18조1천억원에서 올해 하반기 21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농식품, 생활용품, 환경상품 등 유망 수출품목을 발굴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홈쇼핑 기업과의 수출 상담회를 열고 현지 기업과의 제휴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