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2만3천개 투표소 가운데 1천930개소에서 재검표가 진행되고 있어 이날로 예정된 잠정 결과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재검표가 진행되는 투표소는 투표용지 무더기 투입 의혹이 제기된 곳이라고 선관위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또 재검표 작업이 1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간은 대선 1차 투표에서 45.0% 지지를 받은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과 31.6%를 득표한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을 대상으로 지난달 14일 결선 투표를 진행했다.
예정대로라면 이달 2일 잠정결과를, 22일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내달 2일 신임 대통령 취임식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압둘라 후보는 개표 초기 가니 후보에 약 100만표 뒤지는 것으로 파악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개표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압둘라 후보는 지아-울-하크 아마르카일 선관위 사무국장이 투표함에 불법 투표용지를 넣으라고 지시하는 듯한 음성 파일을 공개하며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같은 파슈툰족인 가니 후보와 결탁해 부정행위를 눈감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마르카일 사무국장은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항변하면서도 결국 사임했다.
차기 아프간 대통령은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올해 말 대부분 철수한 이후 탈레반의 테러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은 내년에도 아프간 정부군 훈련과 대테러 작전 수행을 위해 일부 미군을 잔류시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호안보협정(BSA)을 아프간 정부와 체결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카르자이 대통령은 협정 서명을 차기 정부로 미루겠다고 밝혔으며 압둘라 후보와 가니 후보는 모두 당선되면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존 케리 국무장관이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전화해 후보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조치를 요청했으며 아프간 선관위의 재검표 방침을 환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