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의 선택…여당세 강하지만 '여당이 아킬레스건'

언론인 대결 구도 '김근식 vs 최명길'…정용기도 다크호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 가운데 4곳을 새정치민주연합이 석권하면서 대전시는 야도(野都)로 탈바꿈했다. 지방선거에서 유일한 새누리당의 '섬'으로 남은 대전대덕은 여야간 박빙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 與…김근식 vs 정용기

새누리당은 이번주 대전 대덕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를 2명으로 압축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후보 선대위 공보파트에서 일한 김근식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과 정용기 전 대전 대덕구청장이다.

김근식 후보는 20여년 언론인으로서 쌓은 뛰어난 정무적 감각과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소외받고 있는 지역을 위해 중앙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면서 표심을 파고 들고 있다.

김 후보는 서청원, 김용환, 강창희, 정우택, 염홍철 등 대전지역 유력정치인의 직간접적 지지, 지역 교계의 지원, 1,000여명에 이르는 청년조직을 활용, 착실히 지지세를 불려가고 있다.

김근식 후보는 2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창희, 염홍철, 이재선 같은 정치선배들이 지원하고 있고 현직구청장과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역 여당조직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기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지역 여론지지율, 지역에서의 오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정 후보는 대덕구청장 재선, 2004년 총선 출마의 경력에서 알수 있듯이 8년간 구청장으로 활동하면서 쌓은 높은 인지도와 지역 깊숙히 미치는 기층조직의 파괴력이 간단치 않다.


개성과 강점이 뚜렷한 두 후보를 놓고 새누리당은 고민에 빠졌다. 정무적 감각과 인맥이 강한 김근식후보는 대야경쟁력, 지역에 밀착된 정용기 후보는 득표력이 높다고 보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공천위는 이르면 3일 야당 경쟁후보와의 지지도 조사와 후보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천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두 명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 野…MBC 출신 최명길 영입

새정치연합의 사정은 좀 더 복잡하다. 안철수 공동대표의 계보로 분류되는 김창수 전 의원,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 6.4지방선거에서 대덕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던 박영순씨, 송행수 변호사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었지만 최근 여기에 최명길 전 MBC부국장이 변수로 부상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 대야경쟁력 측면에서 김근식 후보가 앞서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형성되는 조짐을 보이자 새정치연합에서 대항마로 최명길 전 부국장 영입에 나선 측면이 짙다.

대덕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이 강하지만 언론인 대 언론인 경쟁구도가 형성될 경우 인지도가 있는 최명길씨를 투입하면 승산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명길 전 부국장은 2일 CBS인터뷰에서 "최근 당의 영입제의를 받고 출마하기로 했다"면서 출마의지를 밝혔다. 그는 "권력에 의해 공정방송을 위한 경영진 선임이 왜곡되는 상황이 드러난 마당에 방송사에 남아 더이상 수행할 역할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공정방송의 여건을 마련하고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재보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명길 전 부국장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자 당내에서는 지역 정치인의 노력을 무시한 내려꽂기란 반발기류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일단 최명길 전 부국장은 요구조건이 관철되면 경선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부 후보가 탈당해 독자 출마하려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을 안다"며 "6.4지방선거에 출마했던 후보가 다시 나오는 상황이 정리되면 경선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 소외받는 대덕의 선택, 변수는?

대전 대덕구는 대전지역의 공단이 집결된 도.농.공 복합지역으로 다른 구청과는 지역정서가 사뭇 다르다.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여권이 야권보다 근소하게 앞서고 새누리당 후보들이 구청장과 의원으로 잇따라 선출됐지만 그렇다고 여당우세지역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의 지지세가 엇비슷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박성효 새누리당 후보가 여론지지도에서 시종 앞섰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새정치연합의 승리로 나타났으며, 구청장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380표 차이로 신승했다.

대전지역 가운데서는 가장 농촌성향이어서 여당이 근소한 우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지역의 많은 숙원사업과 소외감은 여당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린벨트에 묶인 연축동 개발과 ▲낙후된 SOC 보강 ▲도시철도 2호선 무산 가능성 ▲충청권 광역철도 ▲회덕IC 신설 등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대덕구 자체로는 돈이 없어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대덕구의 재정자립도는 27~28%로 대전시 5개 구청 가운데 최하위 수준으로 당장 구청사 이전비용 350여억원의 자체 조달도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이 지역은 7.30재보궐선거의 어떤 선거구보다 공천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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