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SBS 예능프로그램 '심장이 뛴다'(이하 '심장이 뛴다')의 마지막 녹화분이 전파를 탔다.
방송에서 그간 소방대원들과 현장을 누볐던 멤버 조동혁과 최우식은 아쉬움에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
조동혁은 "발이 안 떨어져서 소방서 주변을 뛰었다. 서운한 것이다. 잘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우식 역시 눈물을 흘리며 "진짜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진짜 좋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헌신적인 모습으로 주목 받았던 전혜빈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 앞으로 더 살아갈 날들을 다 통틀어서 가장 멋지고 훌륭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익예능 프로그램인 '심장이 뛴다'는 출연진이 소방대원과 동행해 사회 각계 각층의 문제와 직접 부딪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모세의 기적 프로젝트 등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지만 저조한 시청률이 문제였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심장이 뛴다'의 마지막 방송은 3.2%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지상파 3사 프로그램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비단 '심장이 뛴다'뿐만 아니다.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착한 예능 프로그램'들은 유독 수명이 짧았다. 최근 파일럿으로 KBS '근무중 이상무', MBC '어서오세요' 등 몇 개의 공익 예능프로그램들이 편성되기도 했지만 결국 정규 편성 진입에는 실패했다.
과거 착한예능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던 MBC '일밤-느낌표'나 '놀러와'는 긴시간 전파를 탔지만 결국 시청률이 발목을 잡아 폐지됐다.
방송사 입장에서야 '이유 있는' 결정이었지만 '심장이 뛴다' 폐지를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공익을 추구하는 '착한 예능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심장이 뛴다'의 폐지가 이같은 예능 프로그램들의 설 자리를 더 비좁게 만들었다는 의견이다.
시청자 엄희* 씨는 2일 시청자게시판에 "재미만을 추구하는 예능보다는 좀 더 사회의 발전을 생각하는 착한 예능이 탄탄히 설 자리를 지켜줬으면 좋겠다"면서 "좀 실망스럽다. 정말 상업적인 방송만 살아 남아야 하는 것인지"라고 회의감을 전했다.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심장이 뛴다'와 함께해 온 시청자 김진* 씨도 같은 날, "폐지가 너무나도 아쉽다"면서 "아무런 느낌도, 교훈도 없는 말장난만 늘어 놓는 예능보단 직접 몸으로 뛰며 배울 것이 있는 이런 예능 프로그램 하나쯤 있는 거 나쁘진 않을 거 같다.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존속 여부를 결정할 때 시청률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절대' 기준은 될 수 없다는 의견을 펼쳤다.
시청자 이미* 씨는 종영일인 1일 "방송사의 사명이 있다면 시청률만이 아닌 사회를 위한 나라를 위한, 정말 하나쯤은 가치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요"라면서 "다시 한번만 돌아보시길 바란다"고 간곡하게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시청자 류은* 씨는 "'심장이 뛴다'는 모든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보고 느끼며 공감하고 함께 실천해 나아가야 할 프로그램"이라면서 "그런 프로그램을 더 많은 국민들이 함께 할수 있도록 방송요일과 시간변경으로 재편성 해볼 생각은 하지않고 시청률이 적다는 이유로 폐지한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나? 시청률 때문에 정말 필요한 게 뭔지를 깨닫지 못하는 거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심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