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애시대가 된 소녀시대
소녀시대는 명실공히 한류를 대표하는 글로벌 스타다. 마론인형을 연상케 하는 청순한 외모, 9명의 소녀들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군무는 아시아를 비롯,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까지 사로잡았다. 소녀시대 정규 4집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는 '제1회 유튜브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뮤직비디오'를 받았고 미국 시사주간 '타임' 선정 '2013 올해의 노래 톱10' 5위에도 랭크됐다.
하지만 데뷔 7년차에 접어들면서 멤버들의 열애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멤버 윤아가 가수 겸 연기자 이승기와 교제를 시인한 것을 시작으로 수영과 정경호, 티파니와 닉쿤 등이 교제 중임을 밝혔다. 멤버 효연은 전 남자친구인 김준형 씨와 사소한 시비가 붙으면서 두사람의 과거 교제가 알려졌다.
여기에 리더 태연이 연하의 후배인 엑소 멤버 백현과 교제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녀시대의 향후 활동에 빨간 불이 켜졌다. 설상가상 올해 소녀시대의 앨범은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 지난 2월 내놓은 네 번째 미니앨범 ‘미스터미스터’는 뮤비 재촬영 해프닝까지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다. 현재 소녀시대는 멤버 개개인이 연기, MC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9명이 시너지를 빚어낼 때만큼 빛을 보지는 못하고 있다.
◈ 4인조 체제 새출발 카라
소녀시대와 더불어 1세대 한류를 이끌었던 카라 역시 한동안 불화설에 시달리던 끝에 멤버 강지영과 니콜이 탈퇴했다. 카라는 고심 끝에 방송을 통해 카라의 새 멤버 영입과정을 공개, 허영지를 새로운 멤버로 낙점했다. 소속사 DSP미디어 측은 “허영지 영입 뒤 4인조 체제로 오는 8월 국내 컴백한 뒤 가을 일본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카라는 지난 2009년 ‘미스터’로 정점을 찍은 뒤 일본활동에만 치중하며 국내활동에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더욱이 지난 2011년, 니콜을 비롯한 멤버들의 해묵은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면서 거듭 실망을 안겼다. 때문에 올 초 니콜과 강지영의 탈퇴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닌 “올것이 왔다”라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일부 팬들의 경우 카라 새 멤버 영입을 반대는 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카라 소속사 DSP미디어는 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카라프로젝트’를 통해 허영지를 영입했다. 카라와 DSP미디어가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부분이다.
◈ 마약스캔들에 발목잡힌 2NE1
잘나가던 2NE1은 멤버 박봄의 마약류 밀반입이 스캔들로 떠오르며 위기를 맞았다. 박봄은 지난 2010년 마약류로 분류되는 암페타민 80여 정을 미국에서 들어오려다 세관에 적발돼 입건유예조치 됐다. 이와 관련,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박봄이 과거 정신과 치료 이력이 있어 치료 목적으로 주문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아있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박봄 개인의 약물 밀반입과 더불어 검찰의 ‘봐주기 수사’라는 부분까지 겹쳐 더욱 논란을 증폭시켰다. 더불어 지드래곤, 대성 등 과거 논란을 일으켰던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까지 덩달아 구설수에 올랐다.
2NE1은 선배 걸그룹인 소녀시대와 카라보다 2년 늦게 출발했지만 예쁘장한 기존 걸그룹과 다른 파워풀한 음악과 안무로 K-POP시장을 호령했다. 그러나 최근 K-POP의 침체와 더불어 2NE1의 음악 역시 예전만큼 맹위를 떨치지 못하고 있어 박봄의 스캔들이 이들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요계는 예의 주시 중이다.
◈ 위기극복은 역시 음악…쉽지만은 않을 것
정점에 올라선 한류는 침체기로를 걷고 있고 소녀에서 여인이 된 걸그룹 멤버들은 각종 구설로 예년의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올라설 수 있을까?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최근 1세대 걸그룹의 일련의 사태와 관련, “매니지먼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리스크 매니지먼트이다. 콘텐츠 홍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과 자기관리이다.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경우에 따라 손 쓸수 없는 경우까지 번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평론가는 “이를 극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또다른 프로모션과 리스크를 뛰어넘을 콘텐츠와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1세대 걸그룹은 많은 곡과 새로운 볼거리를 발표했기에 갈수록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게 어려운 게 현실이다. 보는 음악에서 듣는 음악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방법도 있지만 보여주는 음악 이상의 감동을 줘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어 일련의 위기를 음악적으로 넘어서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