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골키퍼 팀 하워드가 90분동안 그라운드를 지배했다면 벨기에의 간판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는 연장전을 지배했다. 2일(한국시간) 벨기에의 2-1 승리로 끝난 2014 브라질월드컵 미국과의 16강전은 치열하고 뜨거운 명승부였다.
하워드와 루카쿠는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루카쿠는 첼시에서 에버턴으로 임대 이적해 최전방에서 맹활약했고 하워드는 뒷문을 지켰다.
둘은 승부가 끝난 뒤 유니폼을 교환하며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하워드는 경기 후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승자를 한껏 치켜세우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빅 롬(루카쿠의 애칭)'이 들어왔고 그는 다루기 힘든 선수였다. 루카쿠는 열심히 달렸고 골을 넣었으며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빅 롬'이 게임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90분동안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루카쿠는 연장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고 출전 3분 만에 빠른 돌파와 정확한 패스로 케빈 데 브루잉의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연장전 전반 막판에는 직접 골을 넣어 미국에 비수를 꽂았다.
하워드는 연장전에서 2골을 내줬고 팀도 졌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로 선정될만큼 눈부신 분전을 펼쳤다.
하워드는 120분 동안 무려 16세이브를 기록하며 월드컵 역사상 1966년 이후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골키퍼가 됐다.
만약 미국이 승리했다면 하워드에게 이보다 좋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워드는 "마음이 아프다. 우리는 정말로 강한 팀에게 진 것이다. 그들은 기회를 살렸다. 고통스러운 패배다"며 아쉬워했다. 찬사가 쏟아진 '선방쇼'에 대해서는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오늘같은 빅 매치의 일부분"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하워드는 "벨기에를 향해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들은 환상적이었다"며 벨기에의 8강 진출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