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호주에서 손꼽히는 명문 여자 사립학교 MLC를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한 성리사(18) 양이다.
성 양은 올해 초 치러진 뉴욕 줄리아드 음대 입학 오디션에서 심사위원 9명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아 비올라 전공 신입생 중 유일하게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게 됐다.
행운도 따랐다. 9월에 입학하는 성 양이 받게 될 장학금은 이 학교 이사장인 브루스 코브너가 지난해 10월 6천만 달러(약 607억 원)의 장학금을 기부하면서 신설된 '코브너 펠로십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 장학금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실력과 성적이 뛰어난 학생에게만 주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수년간 인재들이 전액 장학금 혜택을 주는 라이벌 커티스 음대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자 줄리아드가 인재 유치를 위해 내세운 고육책이다.
성 양은 줄리아드뿐 아니라 커티스와 맨해튼 음대, 뉴잉글랜드 컨서바토리움 등 미국 동부 지역 4개 명문 음대에 모두 합격했지만 고심 끝에 전폭적 지원을 약속한 줄리아드를 택했다.
성 양은 2일 "입학생에게 전액 장학금 혜택을 줄 뿐 아니라 음악계에서 최고의 명문으로 꼽는 커티스 음대를 포기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졸업 후 진로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어렸을 때부터의 꿈이던 줄리아드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커티스는 대학원 과정이 없는 반면 줄리아드는 대학원 과정이 있어 연속성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인 것도 고려 대상이 됐다.
성 양은 학비뿐 아니라 생활비와 기숙사비, 용돈 등 매년 5만 8천 달러(약 5천900만 원)의 장학금을 4년 동안 받게 되며 졸업 후 진로도 줄리아드 측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연간 학비가 2만 5천 호주달러(약 2천400만 원)에 달하는 MLC도 6년 전액 장학생으로 다닌 성 양은 뛰어난 재능 덕에 비싼 학비를 전혀 들이지 않고 중·고·대학 과정을 이수하게 된 셈이다.
4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성 양이 음악을 전공하게 된 것은 이화여대 음대를 졸업한 모친 김미형 씨의 영향이 컸다.
김 씨는 대학 졸업 후 호주 교포이자 영국계 기업의 한국지사장으로 근무하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성 양이 6살 때이던 2002년 호주에 이민을 왔다.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성 양은 개인적으로 사사했던 알렉스 토디세스쿠 시드니 음대 교수의 조언으로 11살 때부터 비올라를 시작했으며 같은 해 존 하워드 당시 호주 총리 앞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성 양은 "21살 때 뉴욕 필하모닉의 악장이 됐던 유명 비올리스트이자 현재 줄리아드 음대 교수이기도 한 폴 뉴바우어를 존경한다"며 "유명 연주자가 돼 전 세계 연주여행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