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멜루 루카쿠는 벨기에에서 '박주영' 같은 존재였다.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부상으로 문제가 된 원톱 스트라이커 부재를 해결할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며 브라질에 입성했다. 그러나 루카쿠는 조별리그 첫 2경기에서 115분을 뛰는 동안 슈팅 1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당연히 골은 없었다.
루카쿠는 2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미국과의 16강전이 시작될 때 벤치에 앉아있었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만 19세의 신성 디보크 오리지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루카쿠가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능력과 잠재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랜 시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증명된 부분이다. 경기 감각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벨기에와 미국은 90분까지 0의 균형을 이어갔다.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연장전 시작과 함께 루카쿠를 투입했다. 이 교체가 승부의 흐름 자체를 바꿔놓았다.
모두가 지쳐 있었지만 루카쿠는 달랐다. 연장전 시작 3분 만에 루카쿠의 발 끝에서 첫 골이 연결됐다. 수비수와의 몸 싸움을 이겨내고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루카쿠는 중앙으로 쇄도하는 케빈 데 브루잉에게 패스했다.
데 브루잉은 수비진을 제치고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90분동안 수차례 슈퍼 세이브를 하며 미국의 골문을 단단하게 잠궜던 팀 하워드가 뚫린 순간이었다.
루카쿠는 연장전 전반 15분 결정적인 골의 주인공이 됐다. 벨기에는 역습에 나섰고 미국 수비진이 체력이 남아도는 루카쿠를 잡기는 어려웠다. 데 브루잉의 전진 패스를 받은 루카쿠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루카쿠의 골은 벨기에에게 너무나 소중했다. 미국은 연장전 후반 유망주 줄리언 그린의 만회골로 반격을 개시했다. 그러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로써 2-1로 승리한 벨기에는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오는 6일 리오넬 메시가 버티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4강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