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나가타초(永田町)의 총리 관저 앞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시민 1만명(주최측 발표)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부터 '전쟁 반대'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든 채 총리관저 앞으로 몰려든 시민들은 각의 결정 소식이 전해진 오후 5시25분께 분노에 찬 목소리로 "아베 물러나라", "절대로 용납못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 참가자가 "(집단 자위권 행사를 위한 개별법 개정이 추진될) 가을 임시 국회에서는 절대로 뜻대로 되게 하지 않을 것"라고 외치자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 사쿠라 나오토(23)씨는 교도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에 가는 것은 우리들 또는 더 어린 세대"라며 "어째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가"라고 개탄한 뒤 "(각의 결정을) 철폐시키도록 앞으로도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수도권의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해석으로 헌법 9조를 부수지 말라! 실행 위원회'와 헌법학자, 작가 등이 결성한 '전쟁을 시키지 않는 1천명 위원회' 등이 주도했다.
'1천명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씨는 기자회견에서 "과거 정부 견해와 전혀 다른 결론을 이끌어 내면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하지 않으며, 헌법도 일본어도 파괴하는 이상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는 헌법이 정한 평화주의와 민주주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아베 총리는 전후 일본을 나쁜 시대로 생각하고, 헌법을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노조단체인 렌고(連合)는 "여당의 밀실 협의로 성급하게 결정됐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고 비판하는 담화를 고우즈 리키오(神律里季生) 사무국장 명의로 발표했다.
일본변호사연합회의 무라코시 스스무(村越進) 회장은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은 입헌주의와 영구적 평화주의에 반하는 위헌"이라며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가와카쓰 헤이타(川勝平太) 시즈오카(靜岡)현 지사, 가다 유키코(嘉田由紀子) 시가(滋賀)현 지사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아베 내각에 대한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