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헌법해석 변경으로 '전쟁 가능한 나라' 선포(종합2보)

일본 공군 (자료사진)
일본이 자위대 창설 60주년인 1일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허용된다는 새로운 헌법 해석을 채택하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각의 결정문을 의결했다.

집단 자위권은 동맹국 등 다른 나라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다.

각의 결정문은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나라에 대한 무력공격이 발생해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의 권리가 근저로부터 뒤집힐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 필요 최소한도의 실력행사는 자위의 조치로서 헌법상 허용된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명시했다.

이로써 아베 내각은 1981년 5월 "일본도 주권국으로서 집단 자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행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힌 스즈키 젠코(鈴木善幸) 전 내각의 답변서 채택 이후 33년간 이어져온 헌법해석을 공식적으로 변경했다.


각의 결정문에는 이와 함께 외딴 섬 등에 어민으로 위장한 외국 무장집단이 상륙한 경우 등 이른바 '회색지대 사태'(경찰 출동과 자위대 출동의 경계에 있는 사태)때 자위대가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빈틈없게 정비하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또 자위대와 연대해 일본을 방어하는 미군부대의 장비 등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대가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도 포함됐다.

아베 정권은 가을 임시국회에서 자위대법 등 집단 자위권 행사와 관련된 국내법을 정비할 예정이다.

또 미국과의 협상을 거쳐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 방침을 새롭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이르면 연내에 개정할 방침이다.

특히, 국내 여론 추이를 지켜보며 자민당의 공약 사항인 헌법 9조 개정 가능성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각의 결정에 앞서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당수인 아베 신조 총리와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회담을 하고 각의 결정문 문안에 대한 의견 일치를 이뤘다.

한편, 아베 총리는 각의 결정 이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시는 전쟁 참가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통절한 반성으로부터 전후 70년간 평화국가의 길을 걸어왔다”고 밝힌 뒤 “이번 각의 결정으로 전쟁에 휘말릴 우려는 더욱 없어질 것”이라며 “다시 전쟁을 하는 나라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걸프전, 이라크전쟁에서의 전투에 참가하는 것과 같은 일은 앞으로도 결코 없다”며 “일본 헌법이 허용하는 것은 자위 조치뿐이며 외국에 대한 방어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무력행사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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