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협회 "북한, 아시안게임 앞두고 인천 전지훈련"

"선수·지도자 등 17명 정도 올 듯…대표팀과 합동훈련 등 준비"

북한 양궁 대표팀이 올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에 들어와 현지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다.

1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북한 양궁 대표팀은 8월 초 인천에 건너와 아시안게임 경기장인 인천 계양 아시아드 양궁장에서 2주가량 훈련할 계획이다.

이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종목별 저개발국을 초청해 훈련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하나다.

협회 관계자는 "북한 선수와 지도자 16∼17명 정도가 1차로 중국 전지훈련을 마친 뒤 한국에 건너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자세한 훈련 계획을 전달받지는 못했으나 우리 대표팀도 합동훈련까지 염두에 두고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에는 남녀 리커브 개인, 단체전, 컴파운드 개인, 단체전 등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북한에는 컴파운드 선수가 없는 만큼 이번 전지훈련에는 남녀 리커브 대표팀 4명씩 총 8명의 선수, 지도자와 임원 7∼8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지훈련의 초점은 아시안게임에서 입상권에 도전하기 위한 현지 적응에 맞춰진 것으로 관측된다.

양궁은 바람, 습도, 분위기, 햇살 등이 경기장 환경이 경기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결전지 사전 답사가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국제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을 만나면 경쟁국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주고 기술적 조언도 해주곤 했다"며 "합동훈련이 이뤄진다면 비슷한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양궁은 남녀부 모두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으나 북한의 경기력은 아직 세계 정상권과 거리가 있다.

북한은 선진 기술이나 새 장비 도입에 대한 투자가 미진해 선수들의 뛰어난 손기술이나 집중력을 살리지 못한다는 평을 들어왔다.

한선희가 1975년 스위스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북한에서는 세계무대 입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아시아 무대에서는 권은실이 4년 전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어 숨은 저력을 재확인시켰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가 출범한 뒤로 북한은 양궁을 전략 종목처럼 여기며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 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따로 격려하고 맞춤형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북한 체육당국은 세계양궁연맹(WA) 회장을 올해 4월 평양으로 초대해 기술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신축한 양궁장을 자랑했다.

협회는 "현재 북한에서 양궁이 축구와 함께 가장 주목을 받는 체육 종목이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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