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정상들 우크라 휴전 연장 논의…무력충돌 여전(종합)

獨·佛·러·우크라 정상 전화회담, 키예프선 휴전 반대 시위

프랑스, 독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4개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휴전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둔 29일 전화회담을 통해 휴전 연장과 평화안 이행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이 같은 노력에도 동부 지역에서의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간 무력 충돌은 멈추지 않고 있어 앞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안했던 평화안 이행이 난항을 겪고 있다.

◇ 佛·獨·러·우크라 정상 전화회담 = AFP 통신과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과 전화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사이의 교전 중단 방안 등에 대해 2시간에 걸쳐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4개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상황 안정화를 위해 교전 양측의 휴전 기간 연장, 평화 정착을 위한 진전된 조치 이행 등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예정대로라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이 합의한 휴전은 30일 저녁 10시(우크라이나 시간) 종료된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4개국 정상 전화회담 사실을 확인하면서 정상들이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휴전 기간 연장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회담에선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을 통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사찰단원들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들여보내는 문제도 논의됐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회담에서 분리주의 반군의 휴전 체제 준수 및 정부군 공격 중단, 포로 석방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정상들은 분리주의 반군에 영향력을 가진 러시아가 이들의 무장해제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정부군-반군 교전 멈추지 않아 = 휴전 연장과 평화안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충돌이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공보실은 30일 주말 동안 분리주의 반군의 정부군 공격이 계속돼 정부군 군인 5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공보실은 반군이 정부군 방공부대들을 점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안보·국방위원회도 "분리주의 세력이 동부도시 콘스탄티노프카의 내무부 건물을 점거하고 있다"며 "관공서 점거 행위는 휴전 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도 보도자료를 통해 "분리세력이 정부군 검문소를 계속 공격하며 휴전 협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분리주의 반군은 정부군이 반군 거점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 동부 지역 취재 기자 또 희생 = 교전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희생도 늘어가고 있다.

러시아 관영방송 '제1채널'은 29일 동부 도시 도네츠크 인근의 군부대 주변에서 취재 중이던 자사 카메라 기자 아나톨리 클랸(68)이 정부군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클랸 기자는 이 지역 정부군 부대에 근무하는 병사들을 귀가시킬 것을 요구하는 부모들의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정부군의 총격을 받아 부상당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방송사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엔 동부 도시 루간스크에서 취재 활동을 벌이던 전(全)러시아국영TV·라디오방송사(VGTRK) 기자와 카메라 음향기술자 등 2명이 박격포 공격으로 숨진 바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동부 도시 슬라뱐스크에서 이탈리아 사진 기자와 현지인 통역이 역시 박격포탄 파편에 맞아 사망했다.

◇ 키예프선 휴전 반대 시위 = 한편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선 이날 정부의 휴전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대통령 행정실 앞에 모여 포로셴코 대통령의 휴전 조치로 정부군 병사들만 죽어가고 있다며 휴전 중단과 분리주의 반군 소탕 작전 재개를 촉구했다.

뒤이어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에서도 수천명이 참가한 시위가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동부 지역의 휴전을 중단하고 이 지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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