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대학본부 앞에서 "남성만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위헌입니다"라는 내용의 팻말을 든 시위자 2명은 다름 아닌 이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이었다.
이날 시위를 계획한 것은 사회과학대에 재학 중인 A씨다.
지난 21일 강원도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GOP(일반전초)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서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제기된 것이 계기가 됐다.
A씨는 지난 29일 '여자들 우리 군대 갑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여성도 군대를 의무적으로 가게 해달라고 학교에서 시위하자"고 제안했다.
A씨는 약속한 30일 오후 12시 '여성의 군 복무 의무화를 찬성합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대학본부 앞에 나왔고, A씨의 주장에 동조한 농업생명과학대 재학생 B씨가 시위에 참여했다.
B씨는 "(A씨와)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스누라이프의 글을 보고 동참하게 됐다"면서 "남성만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위헌이며 평등을 위해서는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여성의 병역의무화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며 "일단 오늘 하루 3시간 정도 시위를 벌이고 앞으로 스누라이프 등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서명운동 등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방학 중인 탓에 시위 현장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특히 1인 시위를 예고한 A씨의 글에는 1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은 '군가산점제, 총기난사 사건 등과 맞물려 꼭 필요한 논의'라는 지지 의견부터 '모병제로 가야 할 시점에 나머지 반(여성)도 군대에 보내라고 하는 건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반대 의견까지 찬반이 크게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