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천장 무너져도 '돈벌이'.. 안전불감증 도마 위

삼풍백화점 붕괴 19주기...'소름돋는 우연'

1층 천장 붕괴사고가 난 현대백화점 천호점(박지환 기자)
고객이 붐비는 일요일 오후 백화점 천장이 무너져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해당 백화점이 영업을 강행해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29일 오후 2시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천호점 1층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1층 안경점 위쪽 천장 약 13제곱미터가 갑자기 무너져 내려 백화점 직원 김모(47.여)씨와 쇼핑객 조모(35.여)씨, 딸 정모(4.여) 양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팔과 손에 찰과상을 입을 정도의 가벼운 부상이었지만 천장에서 떨어진 구조물이 석고마감재임을 감안하면 아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은 사고 직후 천장 마감재가 무너진 안경점과 주변 일부 화장품 매장 3-4곳만 가림막 등으로 덮고 영업을 강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천장 석고마감재가 무너진 곳에서 불과 3-4 미터 주변의 화장품, 썬글라스, 양말, 속옷 매장을 포함한 1층 전체 매장은 버젓이 영업을 계속한 것.

사고발생 한 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3시에도 1층 매장은 주말을 맞아 쇼핑을 나온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무너져 내린 천장 옆에서 쇼핑을 하다 아내와 아이가 찰과상을 입은 남편 정모(37) 씨는 "어떤 아주머니가 소리를 질러 돌아보니 뭔가가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며 "곧바로 아주머니는 넘어졌다"고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정 씨는 "너무 무서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밖으로 뛰쳐 나갔다"며 "안내방송 등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사고 직후 백화점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정 씨는 "지금 상황이 전혀 이해가 안된다"며 "사고가 나서 사람이 3명이나 다쳤는데 일단 쇼핑을 멈추게하고 안전진단을 먼저 하는 게 맞지 않냐"고 따졌다.

또 "사람들이 많이 다치고 덜 다치고를 떠나서 쇼핑객 입장에서는 이해가 전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쇼핑객 고모(65.여) 씨는 "손님들이 다 믿고 백화점에 들어오는데 사고가 났는데도 영업하는 건 잘못됐다"며 "먼저 손님들을 다 내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5살 짜리 딸을 데리고 백화점을 찾은 이모(32.여) 씨는 "사고가 났을 때 윗층에서 쇼핑을 하고 있었는데 안내 방송은 듣지 못했다"며 "지금 불안하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고 직후 시설관리팀이 확인한 결과 영업을 중지할 정도의 사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오늘 영업이 끝나면 외부 기관에 안전점검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관계 당국에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 곳곳의 안전불감증을 집중 관리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주말 백화점 천장 일부가 무너졌는데도 영업을 강행한 것을 두고 적지않은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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