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이유 중 대표팀 분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대회 전 미국 전지 훈련 중 일부 주축 선수들이 현지 미녀들과 사진을 찍는 등 이른바 '헌팅' 사건이 내분의 발단이 됐다는 지적이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도쿄스포츠'는 28일자에서 팀을 분열시킨 문제의 사진 유출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고질이던 파벌 갈등이 사진으로 촉발됐다는 것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일본 대표팀에는 몇 개의 파벌이 있다. 혼다 게이스케(AC밀란), 나카토모 유토(인터 밀란), 오카자키 신지(마인츠) 등 베이징올림픽파와 오쿠보 요시토(가와사키)를 중심으로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요타케 히로시(뉘른베르크) 등이 뭉친 세레소 오사카파, 가와시마 에이지(스탕다르 리에주) 등 이른바 '산책대'까지 크게 3개다.
도쿄스포츠는 "파벌 때문에 전원 참가 선수 미팅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베스트 11이 단결하지 못했던 것이 경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선수 1명이 "놀러 왔나? 생각이 든다"면서 미국 플로리다 전지 훈련 중 일어난 사건을 폭로한 것이다.
전훈지인 클리어워터 비치는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휴양지. 휴식일 대부분 선수가 해변에서 기분 전환을 하는 가운데 일부 선수들이 현지 미녀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도쿄스포츠는 "이것까지는 괜찮았지만 문제는 평상 시 주위에 접근이 어려운 선수 A와 B가 미녀들과 필요 이상으로 밀착한 사진이 SNS 상에 유출됐다"고 전했다.
미녀들 중 브라질 여자 피겨 선수는 자신의 SNS에 사진과 함께 "언니와 놀러갔다 일본 선수들로부터 헌팅을 당했다. 해변과 노래방 등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글을 올렸다. 이 사진에는 혼다와 가가와, 가와시마 등 주축 선수들이 있다.
이것을 접한 일부 선수들은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너무 느슨해졌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쿄스포츠는 "게다가 해당 선수가 일본에선 좀처럼 사진 촬영에 응하지 않았던 점이나 또 미녀와 가까워질 수 없었다는 등 시샘도 불난 집에 부채질해 선수들 사이에 불온한 무드가 감돌았다"고 전했다.
결국 이런 일련의 사건이 대표팀의 단결 부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도쿄스포츠는 "표면 상 한데 모인 것처럼 보인 대표팀이었지만 작은 사건들이 쌓여 선수들 사이에 불만이 더해갔다"면서 "원래 단결력이 약했던 데다 한번 톱니바퀴가 맞물리지 않으면서 단번에 팀이 붕괴로 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