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언론은 월드컵 개막 전 이번 대회에서 주목할 유망주 가운데 한 명으로 손흥민(레버쿠젠)을 꼽았다.
22세 어린 나이로 월드컵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 벅찰 일이지만 그는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출전했고, 알제리와 2차전에서는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손흥민의 진가는 월드컵에서도 찬란하게 빛났다.
하지만 손흥민이 속한 한국은 조별리그 1무2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기대했던 경기력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16년 만에 최악의 성적으로 쓸쓸히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27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홍명보호'의 막내 손흥민(레버쿠젠)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를 오랫동안 준비했다"는 손흥민은 "세 경기 모두 출전할 수 있어 좋았다. 뒷받침해준 형들과 감독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막내로서 제 몫을 하지 못해 너무 아쉽고 미안하다"고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손흥민은 4년 뒤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축구의 확실한 무기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과 대표팀 선배들은 벨기에전이 끝난 뒤 좌절한 손흥민을 위로했다. 손흥민 역시 자신의 첫 월드컵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새벽에도 응원해준 국민에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죄송하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데뷔골이 중요하지만 팀 성적이 안 좋았다. 개인적으로 기대한 것보다 좋지 않아 너무 실망했다"고 다시 한 번 울먹였다.
하지만 분명 그에게는 더욱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손흥민은 "팀 전체가 잘해서 이긴 것처럼 지는 것도 팀 전체가 못해서 졌다. 우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월드컵에서 확인했다"며 "아직 어린 만큼 앞으로 기회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더 착실하게 준비하겠다. 잘 준비해서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