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굴욕의 아시아 축구, 1승이 이토록 힘든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지킬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한국 축구 대표팀도 결국 굴욕을 막지 못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7일(한국 시각)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벨기에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0-1로 분패했다.

원정 월드컵 첫 8강 진출을 꿈꾸며 브라질에 입성했던 대표팀은 1무2패(3득점 6실점)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채 조 최하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한국뿐 아니라 호주, 일본, 이란 등 아시아 소속 출전국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네 팀의 성적을 합하면 12경기에서 3무9패다.

B조의 호주는 3전 전패(3득점 9실점)로 가장 먼저 16강 탈락을 확정했다. 네덜란드, 칠레, 스페인 등 강호와 한 조로 묶이는 등 조 운이 따르지 않았다. 네덜란드와 칠레를 상대로 인상적인 승부를 펼치기도 했으나 함께 16강 탈락을 확정지은 스페인과의 최종전에서 0-3 패배의 굴욕을 겪었다.

지역 예선에서 1위로 본선에 진출한 아시아 전통의 강호 이란은 본선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1무2패(1득점 4실점)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더구나 이란은 극단적인 수비로 ‘침대축구’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받았다. 그래도 골득실로만 따지면 이란이 아시아 4국가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스시타카’라고 불릴 정도로 탄탄한 조직력과 패싱력을 선보인 일본은 월드컵 첫 경기 직전까지만 해도 4강까지 가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코트티부아르에 1-2 역전패, 퇴장으로 10명이 싸운 그리스와는 0-0 무승부, 콜롬비아와의 최종전에서는 1-4 완파를 당하며 1무2패(2득점 6실점)의 성적을 거뒀다.

그나마 한국이 가장 늦게 조별리그를 치르게 되면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킬 희망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1차전에서 러시아와 1-1로 비긴 한국은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2-4로 패했고,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는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벨기에에 0-1로 패했다.

아시아 국가가 1승도 올리지 못한 것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이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승1패,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이란이 1승2패라는 성적을 거뒀다.

2002년에는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2승1무를 거두고 나란히 16강에 올랐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한국이 16강인 진출하지 못했지만 1승1무1패를 거뒀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한국과 호주가 1승1무1패, 일본이 2승1패라는 성적을 남겼다.

아시아의 무승은 대륙별 티켓 배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보통 월드컵이 끝난 다음 해 대륙별 티켓 배분을 결정한다.

현재 아시아는 4.5장의 본선 진출권을 갖고있다. 5위가 남미 대륙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0.5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축구의 부진이 추후 아시아 쿼터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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