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벨기에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조별리그에서 1무2패가 된 한국은 조 최하위에 그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16년 만에 조별리그에서 승리를 경험하지 못한 채 쓸쓸히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됐다.
무엇보다 결과가 아쉬운 경기다. 상대는 후반 45분을 10명으로 싸웠지만 11명이 싸운 '홍명보호'의 체력 저하가 더 크게 느껴졌다. 후반 중반 이후 한국 선수들은 발이 무거워 좀처럼 뛰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반면 벨기에는 교체 투입한 공격수 디보크 오리기(릴OSC)가 수비진을 완벽하게 농락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거센 공격에 나서고도 소득이 없었던 탓에 체력이 더욱 빨리 소진된 한국은 결국 경기 막판에 결승골을 내주고 그라운드에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 역시 드푸르의 퇴장 이후 선수들의 경기 운영 방식에 아쉬움을 밝혔다.
"상대의 한 명이 퇴장당하기 전까지는 우리가 열세인 경기였다. 그 안에서 우리는 좋은 역습 상황을 수차례 만들었다"고 분석한 홍 감독은 "상대 선수가 한 명 퇴장당하고 전체적으로 경기 상황이 바뀌었다. 우리 선수들이 공격적인 면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벨기에의 마르크 빌모츠 감독 역시 같은 생각이다. 한국의 공격을 예상해 수비 중심의 축구로 버틴 벨기에는 결국 교체 투입된 오리기의 발 끝에서 시작된 공격으로 결승골을 얻었다.
빌모츠 감독은 "드푸르가 퇴장을 당한 뒤 선수들에게 수비에 집중하자고 주문했다"면서 "한국이 공격적으로 나올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상 비기는 전략이었기 때문에 인내심이 중요했다. 그리고 오리기의 빠른 발도 믿었다"고 1명이 적은 상황에서도 승리를 이끈 비결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