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김신욱과 김승규 '더 일찍 볼 수 있었다면…'

홍명보 감독의 마지막 변화 모색 '좋았다 그러나 늦었다'

경기 내내 벨기에 선수들과 치열한 볼 경합을 벌인 김신욱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손흥민과 이근호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 1년 전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손흥민은 작년 3월 카타르와의 최종 예선 결승골을 통해 국가대표 악연을 끊었고 이근호는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신욱과 김승규도 그랬다. 둘은 지난 시즌 (아깝게 우승을 놓치긴 했지만) 울산 현대의 철퇴 축구를 이끌었던 주역이다.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키웠다. 김승규는 정성룡의 라이벌로 주목받았고 김신욱은 작년 7월 동아시안컵에서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단조롭다"는 혹평을 받은 뒤 개인 기량 발전에 공을 들여 결국 신임을 이끌어냈다. 원톱 스트라이커 부재를 해결할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다.

손흥민과 이근호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이름을 떨쳤다.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간 결과다. 이근호는 러시아전에서 대표팀의 대회 첫 골을 넣었고 손흥민도 알제리전에서 빛바랜 희망포를 날렸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과 김승규를 외면했다. 대회 직전 열린 평가전까지 하락세를 그렸던 박주영과 정성룡을 주목했다.

반전은 없었다.

박주영은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날리지 못했고 정성룡은 2경기에서 5골을 내줬다. 수비 라인이 무너진 탓도 있지만 실점의 최종 책임자는 정성룡이 맞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박주영과 정성룡을 주전 명단에서 제외하고 김신욱과 김승규를 투입하는 변화를 모색했다.

알제리전에서 3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무려 12차례나 공중볼을 따냈던 김신욱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중을 지배했다. 하늘높이 공을 뜨면 2명의 벨기에 선수가 김신욱을 견제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김신욱이 공을 따내는 순간 파고들 공간이 생겼다.

또한 김신욱의 부지런한 움직임 덕분에 스테번 드푸르의 퇴장을 이끌어내는 장면도 나왔다.

김승규의 활약도 돋보였다. 정확한 판단에 이은 펀칭으로 수차례 위협 요소를 제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애매한 펀칭 시도로 추가골의 빌미를 제공한 장면과 대조적이었다.

후반 32분 베르통언에게 실점하긴 했지만 그 전에 중거리슛을 막아낸 장면이 더 인상적이었다. 뒤따라오는 수비수가 한 명만 있었어도 실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 선발과 기용의 전권은 감독에게 있다. 홍명보 감독은 최종전에서 김신욱과 김승규 카드를 꺼냈다.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답답하기만 했던 지난 경기들보다는 나았다. 변화를 선택한 것은 옳았다. 하지만 한국의 대회는 끝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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