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한 부가이기스는 전날 밤 벵가지 자택에서 괴한 5명이 쏜 총탄에 머리를 맞고 흉기에 찔린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그는 이날 리비아 총선 투표를 하고 나서 몇 시간 뒤 자택에서 괴한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목격자는 말했다.
부가이기스의 남편은 괴한들의 공격이 이뤄지고 나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암살을 시도한 세력의 정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슬람 무장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리비아 주재 미국과 영국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부가이기스 암살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리비아의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민중봉기에 앞장 선 부가이기스는 리비아 내전이 한창일 때 과도정부 격인 국가과도위원회(NTC) 회원으로도 활약했다.
동시에 리비아 여성들의 인권 신장을 위한 왕성한 활동도 펼쳤다.
이 때문에 이슬람 과격 세력과 일부 민병대로부터 수차례 살해 협박을 받아 왔다. 올해 초에는 그의 아들이 괴한들의 암살 시도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협박에도 물러서지 않았고 이슬람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여성의 권리 향상을 위한 대중 연설을 계속해 왔다.
이런 가운데 전날 마감된 리비아 총선은 총격 사건과 각종 폭력 사태로 얼룩졌다.
당일 벵가지 곳곳의 투표소에 배치된 리비아 정부군이 무장 민병대의 공격을 받으면서 7명이 숨지고 53명이 부상했다.
또 서부 알제밀 지역에서는 괴한들이 투표소 5곳을 습격한 사건을 계기로 이 일대의 투표소 전체가 폐쇄됐다. 일부 투표함은 도난당했다.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마감 결과 전체 등록 유권자 150만명 가운데 63만명이 투표에 참여해 47%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리비아 의회 의원 200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 결과는 오는 27일 또는 28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