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단체 "소녀 월급없이 착취" 미쓰비시에 항의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은 전쟁 때 한국에서 소녀들 300명을 데려가 일을 시키고 70년이 다되도록 월급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일본인과 한국에서 건너온 시민단체 회원이 26일 미쓰비시중공업의 주주총회장을 향하는 주주들에게 미쓰비시의 부끄러운 역사를 소리 높여 외쳤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제89회 정기주주총회에 맞춰 총회장이 있는 도쿄도(東京都) 시나가와(品川)역 인근에서 주주와 시민에게 전단을 돌리며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알렸다.

이들은 미쓰비시 중공업이 근로정신대로 끌려온 이들을 나고야(名古屋) 항공기제작소 등에서 1년 5개월가량 부렸으나 월급을 주지 않았다 설명했다.

또 전쟁이 끝나자 1945년 10월 하순 입은 옷밖에 없는 상태로 소녀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내며 '월급을 반드시 송금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다고 알렸다.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혐오 발언) 등 최근 문제가 된 반한 시위 등을 의식한 탓인지 일본 측 참가자는 "나는 일본인"이라며 미쓰비시중공업이 일본을 부끄럽게 하고 있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미쓰비시중공업의 주식을 보유한 이들 단체 관계자 3∼4명은 직접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평균 연령이 80대 중반에 달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미루는 것은 인도적 차원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을 부각할 계획이다.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상임대표는 "일본 정부는 최근 한국 법원의 판결이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뒤집는 잘못된 판결인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국민을 속인 정치적 야합이 더는 전범 기업을 구하는 동아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지법은 양금덕(83·여) 씨 등 근로정신대 피해자와 유족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위자료 등을 지급하라고 작년 11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으나 미쓰비시가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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