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는 '도시 야경' 이라는 테마 하에 올해 7월에 가볼 만한 곳 8지역을 선정 발표했다. 소문 자자한 야경도 눈에 담지 못하면 그림의 떡일 뿐. 너무 알려져 사람 구경만 하게 되는 야경 명소 말고 국내 숨겨진 야경 스폿을 소개한다. 야간 조명과 배후 도시의 형형색색 불빛이 어울려 연출되는 '신세계'의 멋진 장관을 즐겨보자.
■ 세계유산인 성곽에서 야경에 취하다, 남한산성
옛 도읍이던 서울이 옅은 어둠에서 벗어나 은은한 조명으로 뒤덮이는 변화상을 오붓하게 만날 수 있다. 서문까지 이어지는 탐방 코스는 평이해 가족 단위 여행객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청량산을 거슬러 오른 바람도 상쾌하다. 200여 개 문화재를 품은 남한산성은 국내 11번째로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와 역사 체험의 장이다. 행궁, 수어장대 등 유적을 구경한 뒤에는 닭죽마을에서 여름 원기를 보충하면 좋다. 문의 남한산성도립공원 (031)743-6610
■ 도보로 즐기는 신라의 여름밤, 경주역사유적지구
문무대왕릉이 있는 경주 동해권에서는 통일신라 삼층 석탑의 시원(始原)이 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의 기품 어린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야경 여행을 마친 뒤에는 보문관광단지의 마사지숍에서 피로를 풀거나, 동대사거리 막창골목에서 출출한 속을 달랜다. 문의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078
■ 600년전 한양도성을 따라 600년후 서울 도심을 바라보다
한양도성은 북악산(백악), 낙산, 남산, 인왕산의 능선을 따라 총 18.6km에 이른다. 조선 600년 역사가 켜켜이 쌓인 도성으로, 네 산으로 오르다 보니 서울 도심의 화려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제법 많다. 특히 흥인지문에서 혜화문으로 이어지는 한양도성 낙산 구간은 남녀노소가 쉽게 산책할 수 있으며, 낙산공원은 북악산과 북한산 능선으로 넘어가는 일몰과 서울 도심 야경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밤이 더욱 아름다운 명소다. 한여름 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서울 야경을 감상하며 더위를 식혀보자.
흥인지문 주변으로는 최근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쇼핑몰, 청계천 일대가 화려한 조명으로 일렁여 도심 야경의 화룡점정이 된다. 마약김밥과 빈대떡으로 유명한 광장시장, 신진시장 주변의 곱창골목과 닭한마리골목, 장충동 족발골목, 음식 특화 거리로 지정된 신당동 떡볶이골목이 가까워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문의 중부공원녹지사업소 (02)743-7985~6, 종로구청 관광체육과 (02)2148-1864
■ 마치 야간 비행에 나선 비행사가 된 기분, 대구 앞산
대구 앞산전망대에 처음 오르는 여행자는 도시 전체가 발아래 펼쳐지는 장쾌함에 할 말을 잃는다. 멀리 흘러가는 낙동강 물결이 붉은빛으로 물들면 도시는 숨겨둔 오색 보석을 밤하늘 아래 꺼내 보인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면 마치 야간 비행에 나선 비행사가 된 기분이다.
앞산케이블카를 타면 전망대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 이월드의 83타워도 대구 시내 야경 명소다. 기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버려진 철교를 새롭게 단장한 아양기찻길은 강변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다. 시원한 분수 쇼가 펼쳐지는 수성유원지도 빼놓으면 서운하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기억에 남는 대구 여행을 만들어주는 매력 만점 숙박 시설이다. 문의 대구광역시청 관광문화재과 (053)803-6512
■ 도시·섬·항구가 어우러진 바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창원은 도시 여행자에게 재미있는 요소가 가득한 보물 창고다. 도시의 네온과 항구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진 야경이 으뜸가는 보물이다. 어둠이 드리운 하늘은 석양빛을 이고 있고, 도심에는 조명이 하나둘 켜진다. 건물 불빛 뒤로는 바다가 수줍은 듯 모습을 내보이고, 성산구 귀산동과 마산합포구 가포동을 잇는 마창대교가 위용을 드러낸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과 추산근린공원이 포인트다.
창동예술촌에는 1970~1980년대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골목 풍경이 숨 쉬고, 돝섬해상유원지에는 한적한 숲길 산책로가 조성됐다. 바다에서는 더위를 날려버릴 해양 레포츠 체험이 가능하고, 마산어시장과 오동동 아귀찜거리에는 싱싱한 해산물과 풍성한 먹거리가 있다. 마산의 도심과 바다가 선물하는 풍경은 여름날 항구 여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문의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055)225-7181
■ 불빛으로 피어나는 삶의 근기, 목포
유달산 기슭 죽교동에는 집들이 빼곡하다. 마을에 어둠이 내리면 골목을 비추는 가로등이 켜지고, 일터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집마다 불을 밝힌다. 해무가 끼는 날이면 가로등과 창문으로 새는 불빛이 뚜렷하게 반짝이지도 않고 더 멀리 퍼지지도 않으며 마을 언저리에 번진다. 유달산에서 바라보는 죽교동 야경에 내일 다시 일터로 나갈 사람들의 근기가 서린 듯하다. 이것이 목포의 첫 번째 야경이다. 두 번째는 유달산 마당바위에서 바라보는 고하도와 목포대교 불빛이다. 세 번째는 유달산 천자총통 발포체험장에서 올려다보는 유선각 야경이다. 네 번째는 '춤추는 바다분수'다.
목포 야경을 즐긴 다음 날은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옛 목포 일본영사관, 경동성당, 양동교회, 목포정명여자중학교 옛 선교사 사택, 목포 옛 청년회관 등 목포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재를 돌아본다. 문의 목포시 종합관광안내소 (061)270-8598
■ 밤의 열기 가득한 도시,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 통합 청주시의 저녁 풍경 전망대, 수암골 전망대
올 7월 청주시와 청원군을 통합한 청주시가 시작된다. 충북 관광의 중심인 청주시의 새로운 시작과 함께 떠오르는 관광지가 있다. 청주 시가지 일몰과 야경 명소로 손꼽히는 수암골 전망대다. 2007년 충북 예술인들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변화가 시작된 수암골은 드라마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재인' 등의 촬영지로 이름난 곳이다. 여름에는 선선한 산바람이 부는 저녁 무렵 전망대를 찾는 이들이 많다. 주민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고 수암골과 청주시의 저녁 풍경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주의 오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국립청주박물관과 중앙공원,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 청주 상당산성도 돌아보자. 청주 사람들의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성안길과 육거리종합시장, 서문시장 등도 재미있다. 문의 청주시청 문화관광과 (043)200-2231
사진 및 자료 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