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정치를 넘어서는 대안 '생활이슈'

[정치가 희망이다③]

춘천CBS는 6.4 지방선거 결과를 토대로 강원도 정치권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연속보도 '정치가 희망이다'를 세 차례 마련했다. 이를 통해 지방선거 표심의 의미와 도의원 역할론, 생활이슈 발굴의 중요성 등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차례
①6.4지방선거 강원도 표심 의미는?
②도의원이 변해야 강원도가 산다.
③정당정치를 넘어서는 대안 '생활이슈'


6.4 지방선거에서는 정당 의존도를 떠나 복지와 일자리, 교통망 등 생활이슈를 앞세운 후보자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정당정치를 넘어 '민생정치', '생활이슈 정치'를 하겠다는 후보들과 이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바람이 합쳐지면서 선거의 승리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생활이슈 공약으로 6.4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이변의 진원지는 강원도 삼척이었다.

삼척시장 선거는 진보·보수가 아닌 '원자력 발전 찬반'대결로 이뤄져 전국적으로 이목이 집중됐었다.

삼척에서는 그동안 원전 유치를 추진하는 김대수 현 시장과 원전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갈등을 반복해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 무소속 김양호 삼척시장 당선자는 원전건설 백지화를 제1공약으로 내걸었다.

선거 결과 김양호 당선자는 62.44%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고 원전 유치를 추진해온 현 김 시장은 새누리당 공천까지 받았지만 37.55%를 얻는 데 그쳤다.

60%이상의 삼척시민들이 원전을 반대한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이기도 하다.

김 당선자는 "중앙정부가 삼척 원전 백지화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주민투표에 부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강원도의원과 춘천시의원 선거에서도 생활정치로 승부수를 띄운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강원도의회는 새누리당 36석, 새정치민주연합 6석, 무소속 후보 2석으로 구성되게 됐다. 강원도에서 새누리당의 절대 우세를 보여주는 현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원주 도의원(비례 제외) 6명 중 유일하게 새정치민주연합 구자열 후보의 당선은 단연 화제였다. 일명 '깜깜이 선거'로 표현되는 도의원 선거에서 당세가 아닌 인물론으로 재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구자열 의원은 "정치는 생활의 일부가 돼야 한다"며 "정당을 넘어 시민을 정치의 주인공으로 세우는 주민밀착형 생활정치가 이번 재선의 핵심이었다"고 밝혔다.

실제 구 의원의 경우 2010년 주요 공약이었던 무상급식을 실현시키기 위해 원주에서 두번째로 학생수가 많은 남원주초등학교에 급식소를 설치해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지방분권 활동에 앞장서는 등 지역 의제발굴 노력은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도 됐다.

춘천의 한 지역구에서는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의 동반 선거운동도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키 180㎝의 새정치민주연합 정재웅 도의원과 20㎝ 이상 차이가 나는 같은 당의 신장 159㎝의 김영일 춘천시의회 의장. 이들은 '꺼꾸리와 장다리'라는 별명까지 얻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2010년 제 5회 지방선거에 이어 두번째 이어진 동반 선거운동은 지역 현안을 도의원과 시의원이 함께 해결하겠다는 신뢰감으로 유권자들에게 각인됐다.

김영일 의원은 "같은 선거구의 현안사업 등은 도의원과 시의원이 힘을 합쳐야 되는 부분이고 공약 사항도 비슷해 주민들에게 믿음을 준 것 같다"며 "특히 작은키과 큰키를 부각시켜 주민들에게 높은 홍보 효과도 봤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춘천 도의원 4명가운데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고, 김 의장은 지역의 최다선인 5선 시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도 정당정치의 힘을 무시할 수 없지만 유권자들은 공감과 소통을 통한 생활정치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는 "여야가 주장하는 정당정치의 본연은 생활 정치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부 후보자들이 주장하는 생활정치라는 부분이 부각됐돼 성공한 사례"라며 "당이 있든 없든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삶이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