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 신경과전문의 질리오 파시네티 박사는 라바도 코코아 추출물이 치매환자에 나타나는 신경회로 손상을 억제 내지는 차단하는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4일 보도했다.
라바도 코코아는 '세척된' 코코아라는 뜻으로 단 며칠 간 발효시킨 거친 형태의 코코아를 말한다.
라바도 코코아는 제대로 가공과정을 거친 코코아에 비해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 함량이 많다.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치매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피시네티 박사는 라바도 코코아에서 추출한 성분이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라는 독성물질이 뇌신경세포에 형성돼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시스템인 시냅스(연접부)를 손상시키는 것을 차단한다는 사실이 쥐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라바도 코코아 추출물을 치매 모델쥐들에 투여했을 때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적 현상인 신경세포에서 베타 아밀로이드가 소중합체인 올리고머 형태로 엉겨붙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는 단백질 분자가 비정상적인 모양으로 응집된 것으로 한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기억전달 회로인 시냅스를 망가뜨린다고 파시네티 박사는 밝혔다.
신경세포 사이의 연락망인 시냅스가 손상되는 것은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가 염증반응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염증반응은 신경세포에 나타난 비정상 물질을 파괴하기 위해 발동되는 자연적인 메커니즘이지만 실제로는 이것이 신경세포 자체를 손상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치매환자가 기억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신경세포 자체의 소실보다는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통로인 시냅스의 기능이 손상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시냅스 손상 차단이 치매 치료의 표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파시네티 박사는 강조했다.
라바도 코코아 추출물을 보충제의 형태로 개발하면 "안전하고 값싸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치매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의 연구팀은 쥐실험에서 라바도 코코아, 자연 코코아, 더치 코코아 등 3가지 코코아 추출물의 효과를 비교했는데 라바도 코코아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코코아의 신맛을 없애기 위해 알칼리 처리 과정을 거친 정제된 코코아인 더치 코코아는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 형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었다.
이는 폴리페놀이 신경세포의 시냅스 손상을 차단하는 활성물질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파시네티 박사는 지적했다.
더치 코코아는 알칼리 처리 과정에서 폴리페놀 성분이 상당 부분 손실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