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오리건 지방법원의 애나 브라운 판사는 24일(현지시간) 비행금지 명단에 포함된 이슬람계 미국인 13명이 제기한 위헌 소송에 대해 "해외여행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박탈"이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그는 판결문에서 "비행기 탑승을 금지당한 사람들에게 정부의 테러리즘 데이터베이스의 잘못된 정보를 수정할 의미 있는 절차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판사는 정부에 이들을 명단에 포함한 이유를 공개하고 비행금지 명단에 포함되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소를 제기한 이슬람계 미국인들은 비행금지 명단에 포함된 이유인 테러 연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공항에 도착한 뒤에야 비행금지 명단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곧바로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법원 판결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며 즉각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미국의 비행금지 명단은 2001년 9·11 테러의 여파로 2003년 도입됐다.
테러 연루 의혹으로 명단에 포함된 사람은 미국 내는 물론 미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나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를 탑승할 수 없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국민 500명을 포함해 2만여명이 비행금지 명단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