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두 경기에서 보여준 결과는 극심한 부진이었다.
러시아와의 조예선 1차전에서 박주영은 선발로 최전방에 나섰지만 단 한번의 슈팅조차 없이 후반 교체됐다.
당연히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박주영 대신 다른 선수들의 선발 출전이 예상됐지만 홍명보 감독은 또 박주영을 고집했다.
원톱으로 출전시키며 자신의 판단이 맞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홍 감독의 판단은 또다시 맞지않았다.
박주영이 알제리전에서 원톱으로 뛰면서 보여준 건 단 한번의 슈팅 뿐이었다.
박주영은 결국 두 번의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113분 뛰는 동안 단 1개의 슈팅에 그쳤다.
원톱이지만 그를 견제해 집중 마크하는 상대수비수는 없었다. 골은 커녕 '상대 수비진 흔들기' 효과 조차 없었다.
해외언론조차 박주영의 기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산케이스포츠는 아예 '의리기용'이라고 비꼬았다.
해외 전문매체들도 대부분 정성룡과 함께 박주영에게 가장 낮은 평점을 내렸다.
영국의 '메트로'신문은 박주영의 낮은 패스정확도(55%)를 언급하며 그의 활약을 충격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7월 부임하면서 아무리 해외파라 할지라도 소속팀에서 뛰지 못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있다면 뽑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하지만 박주영 때문에 자신이 천명한 '선발 원칙'을 스스로 깨면서 박주영을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박주영은 원 소속팀 아스널에서 벤치에도 앉지 못하다가 2부 왓포드로 임대됐지만 지난 시즌 15분을 뛰는데 그쳤다.
대표팀 복귀 소식을 들은 당시 '더선'을 비롯해 영국 언론들은 '그들은 왜 박주영을 선택했을까', '홍명보 감독의 도박'이라는 제목으로, 2부팀 왓포드에서도 포기한 박주영을 포함시킨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알제리와의 경기 후 "벨기에전 선수 변화에 대해 아직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벨기에전에서도 박주영을 기용하겠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
국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모든 건 결과로 말하겠다'며 박주영을 대표팀에 복귀시켰던 홍명보 감독이나, 한시즌을 쉬면서 잃어버린 감각을 경기를 통해 찾으려는박주영 모두, 그런 모험을 하기에는 월드컵은 너무 큰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