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 후보자 전격 사의표명(종합)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24일 역사인식 파문이 불거진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시점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10일 총리 지명을 받은 문 후 보자는 '식민사관', '친일사관' 논란에 휩싸여 14일만에 결국 사퇴하게 됐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시민·종교 단체 등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아온 문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겠다"며 그동안 '버티기 모드'를 고수했었다.


문 후보자는 청와대와의 막판 조율 끝에 사퇴결정을 내리고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창극 후보자가 스스로 밝힌 결정적인 사퇴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더이상 짐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문 후보자는 회견에서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뒤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속으로 빠져들어갔다"며 "대통령께서 앞으로 국정운영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밝혔다.

문창극 후보자는 이날 일부 여당 의원들의 사퇴 압력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대통령께서 총리 후보를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는 데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도에 낙마함으로써 인사청문회를 통해 논란이 된 식민사관 등에 대해 적극 해명하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문 후보자는 아울러 사퇴회견에서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거듭 비판했다. "몇 구절을 따내서 그것만 보도해 전체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켰다"는 설명이다.

버티던 문 후보자가 끝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식민사관 논란이 확산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 후보자는 지난 4월 서울대 강의에서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을 샀다.

지난 2005년 3월 중앙일보를 통해서도 우리 힘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감쌀 수 있어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글을 쓴 바 있다.

교회 강연에서는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란 발언을 해 역사인식에 심각한 흠결이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에 이어 문창극 후보자가 연속 사퇴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은 향후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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