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레버쿠젠)은 생각보다 패배의 기억을 일찍 씻은 듯 했다. 하루 전 알제리를 상대로 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H조 2차전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2-4 참패를 당했지만 그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러시아전 무승부 이후 선수들의 표정이 크게 밝아졌던 것과 비교하면 분명 손흥민의 얼굴도 다소 굳어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머릿속에는 알제리전 패배의 아픈 기억보다 남은 벨기에와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생각뿐이었다.
24일(한국시각) 대표팀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브라질 포스 두 이구아수의 페드로 바소 경기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알제리전은 전반 초반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원하지 않았던 경기 진행으로 인한 결과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그는 "남은 벨기에전은 설명이 필요 없다. 우리 팀 모두가 어떤 각오로 경기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지금 대표팀 분위기가 안 좋은 것이 사실이지만 1경기가 남은 만큼 빨리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록 알제리전에서 맥 없이 무너졌지만 손흥민은 자신의 월드컵 데뷔골을 넣으며 유럽 언론으로부터 알제리 선수들을 제치고 최고 평점을 얻었다. 이 때문에 주전 선수들의 대거 불참이 예상되는 벨기에와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손흥민의 활약이 큰 기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손흥민 본인은 자신에게 관심이 모아지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내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남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그는 "조금이나마 남은 16강 진출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월드컵에 처음 나서는 선수가 대부분이지만 대표팀 모두가 정신무장 잘해서 우리 스스로 이 상황을 헤쳐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