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대응 美MD 요격실험 성공…6년만에 처음

공중서 직접 충돌해 파괴…美서해안 GBI 추가배치 탄력 주목

미국이 북한 등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22일(현지시간) 실시한 미사일 방어(MD) 요격실험이 성공했다.

이에 따라 신뢰도 논란에 휩싸인 미국 MD의 핵심체계인 지상배치 요격미사일(GBI)의 서해안 추가 배치계획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보잉사 주관으로 GBI 시뮬레이션 실험을 시행해 태평양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성공했다.


미국이 미사일 방어 요격실험에 성공한 것은 200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인 2004년 북한 등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MD 시스템을 설치하고 8차례에 걸쳐 요격실험을 했으나 단 세차례만 성공해 신뢰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었다.

이번 실험은 GBI가 요격체를 요격지점 부근까지 운반한 뒤 요격체가 분리되며 날아오는 미사일을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것이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실험에 쓰인 요격체(킬 비클)는 레이시언사가 만든 EKV CE-2 버전으로, 2010년 실시된 두차례 실험 때는 모두 실패했었다.

실험에 적용된 가상적 상황은 태평양 마셜제도 서쪽에 있는 콰절런환초에서 발사된 중장거리 미사일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가 탐지해 GBI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번 실험 성공에 대해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의 제임스 시링(해군중장) 국장은 "이번 요격실험 성공은 우리의 본토방어 미사일 방어체계의 신뢰도를 증강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걸음이 됐다"고 밝혔다.

또 미사일 방어 옹호 연대 설립자인 리키 엘리슨은 "이번 성공은 미국 MD의 신뢰도를 확인해주는 매우 의미있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소식통들은 이번 요격실험 성공으로 GBI 추가배치 계획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오는 2017년까지 10억 달러를 들여 현재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에 배치된 지상발사 요격 미사일 30기 이외에 추가로 14기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3월 공식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시링 국장은 이달 의회에 출석해 "만일 이번 요격실험에 실패한다면 GBI 추가배치 계획을 재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한 MD 시스템의 신뢰성과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비확산 전문가인 톰 콜리나는 이달초 미국 군축·비확산센터에 기고한 글에서 "CE-2는 지금까지 두차례 요격실험을 실시해 모두 실패했다"며 "이번에 성공하더라도 3번 가운데 한번만 성공한 셈이 된다"고 지적하고 "야구에서는 3할3푼3리가 대단한 성적이지만 미사일 방어에 부적합할 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 국방부도 이번 실험의 성공과 관계없이 MD와 관련해 보잉사와 맺은 34억8천만 달러 상당의 계약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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