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수사 축소 의혹 폭로 권은희, 사직서 제출(종합)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인 권은희 과장 (자료사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과정에서 김용판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했던 권은희 경정이 20일 사직서를 냈다.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인 권 과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사직서 제출 배경을 묻자 "사직서가 수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권 과장은 앞서 지난해 4월 경찰 수뇌부의 축소 은폐 지시를 폭로한 뒤 국회 국정조사와 김 전 청장 재판 등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2월 1심 법원이 김 전 청장에 대한 무죄를 선고하자 권 과장은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과”라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지난 5일 항소심 재판부 역시 "권 과장의 증언은 다른 경찰관들의 증언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판시하면서 자신의 거취 문제를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과장은 "항소심 증인 출석 뒤 주변 사람들과 상의해왔다"면서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이 걱정인데, 사직서를 내기 직전에야 알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휴학한 대학원에 복학할 예정인 권 과장은 이날 오전 사직서를 낸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국정원 재판에 성실히 임하려고 휴학했었다"고 농담 섞인 말을 하며 법원 판결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토로하기도 했다.

권 과장은 6일간의 연가를 함께 냈으며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 집에서 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법고시 출신으로 2005년 7월 경찰에 임관한 권 과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이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전보됐다가 올해 초 총경 승진에서 누락된 뒤 관악경찰서로 옮겼다.

권 과장의 사직을 둘러싸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7·30 재보선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지만, 권 과장은 이와 관련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권 과장은 "어제도 강원도에 사시는 한 분께서 저를 응원한다면서 건강음식을 보내주셨다"면서 그간 자신을 지지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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