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러시아, 유럽 환경단체 비밀리 지원" < FT>

러시아가 유럽연합(EU)의 자국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유지하려고 셰일가스 시추에 반대하는 유럽의 환경단체를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인터넷판에서 러시아 정보기관의 유럽 환경단체 지원설을 주장한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라스무센 총장은 영국의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 초청 연설 뒤 질의응답을 통해 "유럽의 에너지 안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러시아가 유럽과 거래를 하면서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라스무센 총장은 "나는 러시아가 자국 가스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유지하기 위해 셰일가스 시추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있는 동맹국들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 정보기관이 환경단체와 연관됐다는 의심의 근거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라스무센 총장의 이런 발언은 러시아의 크림 합병이 이뤄지고 중동 지역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폭력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나토의 임무와 목표에 대한 광범위한 연설을 한 뒤에 나왔다.

28개 EU 회원국은 석유와 가스 수요량의 3분의 1가량을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런 높은 수입 의존도를 영구히 억제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셰일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의 한 관리는 나토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포함한 많은 이슈에 대해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데 연루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을 유럽국들에 압력을 가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어떠한 나라도 (에너지) 공급과 가격 조건을 강압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자국 가스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럽에서의 셰일가스 개발계획을 방해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데 대해서도 몇몇 동맹국 간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분리주의를 조장하는 동기 중 하나가 이 지역에서의 셰일가스 개발을 방해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추정을 해왔다.

지난해 로열더치셸은 8천㎢ 규모에 달하는 도네츠크 인근 유즈브스카 지역에서 셰일가스를 개발하기 위한 생산물 분배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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