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前 독재자 해외은닉 2천300억원 환수

16년만에 리히텐슈타인으로부터 돌려받기로

나이지리아의 전 군부 독재자가 유럽 소국 리히텐슈타인에 숨겨놓은 2억2천700만 달러(약 2천310억원)의 '검은돈'이 16년 만에 반환된다.

나이지리아 재무부는 성명을 내고 "전 군부 독재자 사니 아바차의 해외 은닉재산 중 일부를 리히텐슈타인으로부터 25일(현지시간) 돌려받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1993년 권력을 잡은 아바차는 1998년 54세로 사망할 때까지 최대 50억 달러를 횡령해 스위스와 영국 등 유럽 각지에 은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스위스로부터 5억 달러가량을 포함해 13억 달러가 현재까지 환수됐으며 프랑스와 영국, 룩셈부르크 등에선 환수 절차가 진행 중이다.

나이지리아는 리히텐슈타인으로부터 돌려받은 이 자금을 나이지리아의 국부펀드에 보탤 예정이다.

이 은닉자금은 아바차 집권 시절 한 독일 알루미늄 회사가 뇌물로 제공한 돈으로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미 지난 2000년 전후부터 반환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아바차 일가가 소유 기업들을 동원해 '그 돈은 우리 돈'이라며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했고, 리히텐슈타인이 '결과를 보겠다'며 팔짱을 끼면서 반환은 지지부진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결국 아바차의 아들 모하메드에 대한 국내 기소를 거두는 조건으로 유럽인권재판소 제소도 취하하기로 아바차 일가와 합의했다. 이에 리히텐슈타인이 자금을 내어주기로 하며 환수는 16년 만에야 성사됐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시민단체 등은 정부가 아바차 일가와 협상을 한 것은 부정부패를 처벌하는 것이 아닌 보상하는 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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