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대기업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부모들은 노후 생활자금까지 아낌없이 내놓았다가 사기를 당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노인과 부녀자 등 6명을 상대로 자녀를 대기업에 취업시켜 주겠다며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모두 3억 7,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박모(41) 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씨는 고객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보험설계사 양모 씨에게 접근해 자신을 정수기 외판원으로 소개하고 보험을 들면서 환심을 산 뒤 고객정보를 건네받았다.
이 정보를 이용해 물색한 피해자들은 주로 취업에 수차례 실패한 3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이었다.
박 씨는 지난해 3월 보험자료를 토대로 "유명 자동차회사 노동조합에 있는 친구를 통해 아들을 경비직으로 취직시켜 주겠다"며 A(68) 씨에게 접근했다.
A 씨의 아들은 전문대를 졸업하고 취업에 수차례 실패한 뒤 공사장 일용직을 전전하고 있었다.
박 씨는 착수비 명목으로 A 씨가 아들 결혼자금과 노후자금으로 준비한 4,500만 원을 뜯어냈다.
심지어 박 씨는 자신의 친구 B(41) 씨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사기를 쳐 1억 4,600만 원을 가로챈 뒤 잠적하기도 했다.
경찰은 수배 중이던 박 씨를 지난 10일 광주에 있는 박 씨 동생 집 인근에서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