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19일 우크라 접경 지역에 러시아군이 증강 배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라스무센 총장은 "러시아가 이 지역에 병력을 다시 증강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적어도 수천 명의 러시아 병력이 다시 배치됐으며 우크라 접경 지역에서의 군사 훈련도 재개됐다"고 말했다.
라스무센 총장은 영국 싱크탱크 채덤하우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러시아는 군사력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사태를 악화시키는 매우 유감스러운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냉전 종식 이후의 세계가 다양한 방향에서 다각적인 도전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방의 군사 동맹체인 나토의 역할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으로의 군대 증강 배치 사실을 확인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날 하원 비공개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서부 로스토프주와 벨고로드주 등으로 병력을 이동배치했다면서 이는 인근 지역에서 나토가 군사활동을 강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러시아 RBK 통신이 전했다.
나토는 지난 9일부터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영토에서 '세이버 스트라이크-2014 훈련'을 시작해 이달 20일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이 훈련에는 발트3국 외에 미국, 영국,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의 군대가 참여한다. 훈련에는 약 4천700명의 병력과 800여 대의 각종 군사장비가 동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나토는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진입한 러시아 탱크의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우크라 접경 러시아군의 철수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브뤼셀의 나토 본부는 지난 14일 러시아 접경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에서 러시아군 탱크의 모습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나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나토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 위성사진은 우크라이나 동부 소요 사태에서 러시아의 역할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무기가 반입되고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스무센 총장은 우크라 동부의 친러시아 세력이 러시아로부터 탱크 등 중무기를 공급받고 있다는 보고가 사실로 확인되면 우크라이나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러시아가 한동안 철수시켰던 군대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으로 다시 이동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드레이 파루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6일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이 주재한 안보회의에 참석하고 나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약 1만6천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 지역으로 이동배치했으며 이들이 언제든 군사행동에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이달 초 우크라 접경 지역의 군대를 철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토와 미국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 접경 지역에 아직도 7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