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경제부는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의 판결에 상당한 유감을 표시하면서 채무 상환이 어렵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앞서 맨해튼 연방법원은 채무조정에 참가하지 않고 채권 회수를 원하는 헤지펀드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약 13억3천만 달러(약 1조3천500억 원)를 전액 상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아르헨티나가 30일까지 헤지펀드와 채무조정에 협조한 투자자 모두에게 채무를 상환하지 않으면 30일간 유예기간을 거쳐 채무불이행으로 처리된다.
연방법원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합법적인 상환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요구했다.
아르헨티나 정부 관계자들은 다음 주 뉴욕에서 미국 헤지펀드 거부인 폴 싱어 등을 중심으로 하는 헤지펀드 채권자들과 만나 협상할 계획이라고 아르헨티나 정부 대변인이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측에 설명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그동안 이들 헤지펀드가 위기 상태인 경제주체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이른바 '벌처펀드'라고 주장하면서 헤지펀드에 대한 채무를 갚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미국 대법원이 지난 16일 아르헨티나의 미국 헤지펀드 2곳에 대한 채무조정 신청을 각하함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헤지펀드에 진 채무 약 150억 달러를 상환해야만 기존의 채무를 계속 이행할 수 있게 됐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280억 달러에 불과한 외화보유액으로는 상환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들 헤지펀드와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헤지펀드 NML캐피털의 로버트 코헨 대표는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1천억 달러 규모의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고서 채권자들과 협의 끝에 지난달 미국 등 19개국 채권단과 채무 조정에 합의했지만, 일부 헤지펀드는 채무 조정을 거부하고 법원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