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변화가 없었다. 결국 스페인의 '티키타카'는 2경기 1득점, 7실점, 그리고 2연패와 함께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일찌감치 끝냈다.
스페인의 '티키타카'는 변함이 없었다.
1-5로 크게 진 네덜란드전에서도 스페인은 볼 점유율에서 57-43으로 앞섰다. 패스 성공 횟수도 560-317로 압도적인 우위였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두 번 지지 않았다. 남아공월드컵 결승에서 0-1로 패한 경험이 있는 네덜란드는 해법을 들고 나왔다. 스리백을 세워 가운데 수비를 강화했고, 중원을 두텁게 해 스페인의 자랑인 미드필더진을 압박했다. 그리고 빠른 역습으로 스페인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스페인의 기록은 허물에 불과했다.
칠레전도 마찬가지였다. 기록으로 보면 스페인이 볼 점유율 56-44, 패스 성공 횟수 579-332, 모두 앞섰다.
그럼에도 스페인은 또 0-2로 졌다. 칠레가 스페인을 상대로 들고 나온 카드 역시 네덜란드의 전술이었다. 호주전에서 4-1-3-2를 썼던 칠레는 스페인전에서는 네덜란드처럼 3-4-1-2로 전환했다. 그리고 대어를 잡았다. 이번에도 기록은 단순한 기록일 뿐이었다.
기록만 보면 분명 '티키타카'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변화였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한 만큼 전술은 이미 파악됐다. 하지만 스페인은 늘 잘 했던 것만 고집했다. 한 마디로 뻔한 축구였다.
네덜란드와 칠레는 스페인을 상대로 스리백을 세웠다. 당연히 포백보다 측면에 빈 틈이 많은 수비 포메이션이다. 스페인은 이 약점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아니 안 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스페인은 계속 가운데만 두드렸고, 단 1골을 넣는데 그쳤다. 그것도 페널티킥이었다.
결국 스페인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