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전 아우슈비츠 경비원, 美서 나치전범으로 체포

치매증상 불구 보석 없이 구금…158건의 유대인 살해 도운 혐의

세계 2차대전 당시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경비원으로 일한 89세 노인이 미국에서 체포됐다.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과거 나치 친위대(Waffen SS) 소속 경비원으로 일한 요한 브레이어를 체포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브레이어는 1944년 악명높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제2 수용소(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총 158건의 유대인 살해를 돕거나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독일 바이덴 지방법원은 이날 브레이어 체포 영장을 발부했으며, 미국 정부에 범죄자 인도를 요청할 계획이다.

브레이어는 18일 연방법원의 예비심문을 받았으며, 가벼운 치매증상이 있고 도주 위험이 없다는 변호인의 주장에도 보석 없이 구금 결정됐다.

티모시 라이스 치안판사는 죄질이 심각하고 "브레이어가 소송절차를 이해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석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브레이어는 1944년 17세의 나이로 나치 친위대에 가입했으며, 독일이 패망한 이후 1952년 미국에서 시민권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아우슈비츠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자신의 복무가 "비자발적"이었으며 수용소 외부에 배치돼 학살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브레이어는 지금까지 미국 당국이 나치 전범 혐의로 체포한 인물 가운데 최고령으로, 미국 땅의 마지막 나치 전범사례가 될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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