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년간 7실점→2경기 7실점, 무너진 카시야스

스페인의 베테랑 골키퍼 카시야스.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지는 별'이 되고 말았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월드컵은 '뜨는 별'과 '지는 별'의 희비가 교차하는 무대다. 항상 그래왔다. 2014 브라질 대회도 예외는 아니다. 멕시코의 골키퍼 오초아는 2경기 만에 대회 최고의 신데렐라가 됐다. 이제 막 조별리그 2라운드가 시작됐는데 벌써 '지는 별'도 나왔다.

이케르 카시야스(33)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골키퍼 중 한 명이다. 스페인 축구의 자랑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도 주목을 크게 받았다. 그가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오랜 시간 실점없이 골문을 지킨 골키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카시야스는 오랫동안 브라질월드컵 대회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우승을 차지했던 4년 전 남아공 대회 때와는 다른 이유 때문이다.


카시야스는 2012년과 2013년 총 25차례 A매치에 출전해 총 7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카시야스가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는 사이 스페인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카시야스는 이번 대회에서 2경기 만에 7실점을 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지난 2년동안 허용한 골을 2경기 만에 내준 것이다.

카시야스는 이번 대회 전까지 월드컵 무대에서 433분동안 실점을 하지 않았다. 스페인이 직전 대회였던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카시야스의 기록 행진은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전반 44분 마침내 무너졌다. 로빈 반 페르시의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슛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기록은 477분에서 멈췄다. 후반 40분까지 버티면 이탈리아의 월터 젱가가 1990년 대회에서 수립한 571분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카시야스는 후반 40분이 될 때까지 4골을 더 내줬다. 백패스한 공을 흘려 반 페르시에게 실점하는 굴욕적인 장면도 남겼다.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19일(한국시간) 칠레전에서 카시야스에게 다시 기회를 줬지만 이번에는 2골을 허용하며 0-2 패배를 막지 못했다.

카시야스는 안정적인 골키퍼의 대명사다. 맨 뒤에서 팀 전체를 조율하는 리더의 자질도 갖췄다. 그러나 카시야스의 안정성이 무너지는 순간 '무적 함대'도 없었다. 스페인은 2연패를 당하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할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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