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번은 18일자 시카고트리뷴에 실린 기고문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선거유세에 능숙하지 않은 보통의 정치인에 불과하며 타고난 정치인들이 갖고 있는 특유의 아우라를 결여했다는 점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뛰어난 연설가가 아니어서 공개 석상에서 일반 유권자들이 직면한 경제상황 등의 질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는 평가다.
클린턴이라는 이름은 정치력을 의미하지만 힐러리 전 장관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타고난 정치적 소질과 통찰력의 절반을 보유했더라도 지난 2008년 버락 오바마에게 밀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두 번째는 야망의 문제로 힐러리 전 장관이 남편과 같은 끝없는 야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오는 10월 26일이면 67세가 되는데, 그녀가 인생의 황금기를 맞아 곧 태어날 손자와 시간을 보내거나 딸 첼시까지 포함된 클린턴 일가의 '빌, 힐러리, 첼시 클린턴 재단'의 활동 대신 하루 16시간씩 유세현장 곳곳을 누빌 이유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세 번째는 힐러리 전 장관이 지난주 리비아 벵가지 대사관 테러사건과 동성결혼문제에 관한 불편한 질문에 맞닥뜨렸지만 이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가운데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 역시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듯 신랄한 공격을 무릅쓰고 언론의 검증에 직면하는 것을 원할까 하는 문제다.
네 번째는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지금까지 혼란스럽기 때문에 힐러리 전 장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힐러리는 오바마 대통령 밑에서 4년간 국무장관을 지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아직도 표류하고 있다.
베번은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관계회복을 위한 리셋 정책 역시 농담거리로 전락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상원의 다수당 위치로 올라설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국내 정책 어젠다를 밀어붙이기가 어려운데 오바마 대통령과 공적에서 변별력이 없는 힐러리가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3기 임기를 이어가기 위한 도전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인들이 이제 진정한 변화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도 힐러리의 대권 도전에 걸림돌로 지적됐다.
베번은 미국이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변화의 목소리에 매료됐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국민을 단결시키고 워싱턴 정계를 변화시키겠다는 약속을 실현하는데 실패함으로써 이제 기성 정계나 현직에 반대하는 정서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 들고 있다면서 이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 이롭지 못한 징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클린턴 가문에 정치적 통찰력이 존재한다면 힐러리 전 장관이 이러한 상황을 헤아려 2016년 대선 후보 출마는 사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