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의 사과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렸다.
지난해 8월 출간된 ‘제국의 위안부’(뿌리와이파리)라는 책 때문이다.
‘제국의 위안부’는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박유하(57) 교수가 쓴 책으론 조선인 위안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일본군에 의해 강제 납치된 것이 아니라 조선의 지방관료, 매춘업자들이 가난한 여성을 속여서 데려간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조선인 위안부는 일본이 주체가 된 전쟁에 끌려갔을 뿐 아니라 군이 가는 곳마다 끌려다녀야 했던 ‘노예’임에 분명했지만 동시에 성을 제공해주고 간호해주며 전쟁터로 떠나는 병사를 향해 ‘살아 돌아오라’고 말했던 동지이기도 했다’표현도 등장해 논란이 됐다.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87) 할머니는 “우리가 그 당시 끌려가서 죽을 고비 넘겨 얼마나 고생하고 힘들었는데...(매춘, 동지) 그런 소리가 어떻게 나오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이 할머니는 “위안부라는 표현도 일본정부가 만든 말이지 한국인은 그런 소리도 못했다. 우린 너무 억울하게 끌려갔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들로부터 고소를 당한 저자 박유하 교수는 자신이 쓴 의도가 다르게 해석돼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이어 그는 “어떤 의도건 간에 할머니들이 상처를 받았다면 죄송한 마음은 있지만, 내가 글을 쓴 의도는 나중이라도 이해주리라 믿는다”며 덧붙였다.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86) 할머니 등 9명은 박유하 교수가 쓴 책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출판·판매·발행·복제·광고 등을 금지해달라고 서울동부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또 총 2억7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내는 한편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박 교수와 출판사 대표를 고소했다.
이 소식을 접한 박 교수 측 역시 맞고소를 검토 중인 입장이어서 파문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