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수난 뒤 하나님 축복 준다는 표현"

"文 발언 진의, 청문회서 물어야"

정홍원 총리. (자료사진)
국회의 대정부질문이 실시된 18일 여야는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 무능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등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를 강하게 질타했다.

첫 질의자로 포문을 연 새누리당 중진 이재오 의원부터 문 후보자가 총리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 70%가 후보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 아니냐"면서 "일본이 우리를 식민통치한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독립운동은 왜 했고, 6·25전쟁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나라를 지키려다 전쟁 중에 숨진 사람은 무엇이냐"고 말했다.

이어 "한 나라의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데 모든 사안을 그런 사관으로 볼 것 아니냐"고 문 후보자가 부적격자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와 함께 세월호 참사와 관련, 내각의 책임 강화와 박 대통령이 말한 국가개조를 위한 개헌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국가개조를 한다고 하는데 지금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정부조직 개편"이라면서 "해경 해체하고 소방방재청 없애는 것은 정부조직개편이고 국회에서 아주 난항을 겪지 않고 있느냐"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6000명의 경찰에 군을 동원해 계엄령 내리듯 했는데 60일째 유병언을 못잡고 있는 경찰청도 해체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내각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는 헌법을 만들고, 그 헌법에 따라 국가개조를 해야한다"고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의원은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의 문 후보자 발언과 관련해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정홍원 국무총리를 상대로 입장을 캐물었다.

정 총리는 "현직 총리가 총리 후보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도리도 아니다"면서도 사견을 전제로 "문 후보자는 이스라엘 민족의 수난사를 우리나라 수난사에 비유해 수난 다음에는 하나님이 축복을 주신다는 표현을 하려는 게 아닌가"라고 답변했다.

정 총리는 이어 "다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기 때문에 청문회 과정에서 충분한 질의와 답변을 통해 진의를 규명했으면 한다"고 청문회를 통한 소명 기회를 주자는 여권 일각의 입장과 궤를 같이 했다.

그러자 원 의원은 "모세가 유대 민족에게 게으르고 자립십이 부족하다고 한 구절은 성경에서 보지 못했다"면서 문 후보자의 '민족DNA' 발언을 가지고 거듭 정 총리를 추궁했다.

정 총리는 이에 대해 "일부 용어 표현은 거부감을 느낄 만한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충분한 질문과 답변 과정에서 취지가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청문회를 통한 임명동의안 처리 입장을 고수했다.

원 의원은 "누적된 인사 실패와 불통 인사의 중심에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이 있다"면서 "총리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해임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고, 정 총리는 "비서실장 인사에 대해 총리가 왈가왈부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그런 말씀이 있었다는 건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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