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韓, 러시아와 아쉬운 1-1 무승부

'먼저 터졌는데...' 한국 축구 대표팀 이근호(오른쪽)가 18일(한국 시각) 러시아와 브라질 월드컵 H조 1차전 후반 23분 선제골을 넣은 뒤 이청용(왼쪽)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한국 축구가 브라질 월드컵을 무승부로 시작했다. 절반의 성공보다 승리의 기회를 날린 아쉬움이 더 크게 묻어난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 시각)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와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23분 이근호(상무)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29분 아쉬운 동점골을 내주며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승리가 무산됐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 2006 독일 대회 토고, 2010년 남아공 대회 그리스와 첫 경기에서 대표팀은 모두 승리했다. 역대 월드컵 성적은 5승 9무 15패(29골 62실점)이 됐다.

일단 한국은 H조에서 벨기에(승점 3)에 이어 러시아와 함께 공동 2위가 됐다. 앞서 조 최강 벨기에는 알제리에 2-1로 이겼다. 대표팀은 오는 23일 오전 4시 알제리와 2차전을 펼친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은 경기였다. 선제골을 넣고도 지키지 못하며 승점 3을 챙길 기회를 놓쳤다. 홍명보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소한 지지 않은 경기를 하겠다"고 했지만 "이왕이면 승리하면 좋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흰색 유니폼을 입은 대표팀은 친숙한 '4-2-3-1' 전술로 나섰다. 원톱 박주영(왓포드)를 중심으로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튼)이 좌우 날개를, 주장 구자철(마인츠)이 공격 미드필더를 맡았다. 기성용(선덜랜드), 한국영(가시와)이 더블 볼란테를 이룬 가운데 포백은 왼쪽부터 윤석영(QPR)-김영권(광저우)-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이용(울산)이 형성했고,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 출전했다.

▲전반 구자철 굴절슛, 골대 살짝 벗어나


조심스러운 탐색전 속에 초반 주도권은 러시아가 잡았다. 전반 5분 첫 크로스가 한국 진영 왼쪽에서 올라왔으나 그대로 골 라인 아웃이 됐다. 이어 6분에도 이번에는 오른쪽에서 크로스가 떴고, 8분 첫 코너킥이 나왔지만 위협을 주진 못했다.

대표팀도 코너킥 허용 이후 역습에 나섰다. 9분 중원에서 이청용이 절묘한 침투 패스를 시도했지만 골 지역으로 쇄도하던 박주영이 미처 받아내지 못했다. 분위기를 바뀐 대표팀은 11분 손흥민이 중앙선 부근부터 질풍처럼 드리블한 뒤 골 지역 오른쪽에서 이날 양 팀의 첫 슈팅을 날렸다.

다만 오른발 슛이 높이 뜨면서 골대를 넘어갔다. 손흥민은 13분 정상적인 수비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주심으로부터 다소 석연찮은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후 경기는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러시아는 28분 안드레이 에스첸코(안지)의 중거리슛,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의 헤딩슛이 잇따라 나왔다. 30분 기성용의 경고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유리 지르코프(디나모)의 강력한 슛을 정성룡이 쳐냈다.

대표팀의 창도 날카로웠다. 34분 구자철의 위협적인 왼발 중거리슛이 나왔다. 골 지역 바깥 정면에서 날린 슛이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됐으나 살짝 골포스트 오른쪽을 벗어났다. 경기장에는 탄식이 울려퍼질 정도로 전반 가장 아까운 장면이었다. 39분에는 박주영의 헤딩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역시 떴다.

▲후반 '교체 멤버' 이근호-케르자코프 골

후반 시작과 함께는 위기를 넘겼다. 1분 코너킥 상황에서 바실리 베레주스키(CSKA 모스크바)의 헤딩슛이 살짝 골대를 벗어났다.

하지만 대표팀은 곧바로 반격했다. 구자철이 후반 5분 정면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리며 상대 골키퍼를 깜짝 놀라게 했고, 1분 뒤에는 기성용이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대표팀은 후반 11분 승부수를 띄웠다. 박주영을 빼고 이근호(상무)를 투입하며 더욱 공세를 강화했다. 12분 골 지역 정면 김영권의 프리킥 직접 슈팅이 상대 골키퍼를 맞고 흘렀지만 아쉽게 동료들의 쇄도가 조금 늦었다. 17분 기성용의 프리킥에 헤딩슛을 노리던 홍정호의 머리에 빗맞았다.

결국 홍명보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주인공은 이근호였다. 23분 이근호가 골 지역 오른쪽 바깥에서 때린 중거리슛을 상대 골키퍼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공을 잡으려다 뒤로 흘린 이고르 아킨페프(CSKA 모스크바)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하지만 러시아도 만만치 않았다. 교체 투입된 알렉산더 케르자코프(제니트)가 29분 골문 앞 혼전 중에 오른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혼전 중 한 차례 선방을 펼쳤던 정성룡도 재차 이어진 러시아의 슛은 막지 못했다.

이후 두 팀은 승점 3을 챙기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이나 러시아나 모두 아쉬움 속에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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