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중부서 가스관 폭발…인명피해는 없어

러'산 가스 유럽 수송로…우크라 당국 "테러 가능성 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가스관의 우크라이나 구간에서 17일(현지시간)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와의 가스분쟁이 악화한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고가 테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분께 우크라이나 중부 폴타바주의 로흐비츠키 지역의 가스관에서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러시아 서부 지역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데 이용되는 '우렌고이-포마리-우슈고로드' 가스관의 우크라이나내 경유 구간이었다.

폭발은 마을에서 약 1km 떨어진 들판을 지나는 구간에서 일어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상공 200m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은 약 2시간이 지난 오후 4시 15분께야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폭발 사고로 이 가스관을 이용한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후 곧바로 예비용 가스관이 가동되면서 유럽으로의 가스공급에는 차질이 빚어지지 않았다고 우크라이나 가스수송회사 '우크르트란스가스'는 전했다.

폴타바주 비상사태부는 가스관 봉합 부분 파손이 폭발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번 사고가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바코프는 불이 번지기 전 두 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하면서 이는 고의적 폭발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사고 이후 우크르트란스가스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가스관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우렌고이-포마리-우슈고로드 가스관은 소련 시절인 지난 1983년 건설됐다. 가스관은 러시아 서부 시베리아 지역 가스전과 우크라이나 서부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으로 전체 길이는 4천451km이며 우크라이나 구간 길이는 1천160km다. 연 320억 입방미터(㎥)의 가스를 수송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추고 있다.

전체 가스 수요의 30% 이상을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유럽은 가스 수입의 40% 정도를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가스공급가와 가스대금 체납 문제 등을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한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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