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우니안(UNIAN) 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파루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위원장)는 16일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이 주재한 안보회의에 참석하고 나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약 1만6천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 지역으로 이동배치했으며 이들이 언제든 군사행동에 착수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루비는 "이밖에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2만2천명, 몰도바 내 (친러 성향 자치공화국인) 프리드네스트로비예(트란스니스트리아)에 3천500명 등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이 모두 4만1천500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15일에는 러시아 북서부 프스코프주에 주둔하는 제76 공수강습사단 산하 부대들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으로 이동배치됐다"면서 "일류신(IL)-76 수송기로 약 150명의 병력과 군사장비들이 옮겨졌으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0km 떨어진 지점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파루비는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개입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분리주의 민병대를 무장시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파견하는 러시아 군대와 대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분리주의 저항운동은 러시아의 재정 지원을 받고 러시아에 의해 조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자국 일간 '베도모스티'와의 인터뷰에서 파루비 서기가 언급한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군 병력 규모는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면서도 일부 공수부대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으로 이동배치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군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가 취해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안보회의에서 러시아와 대치하는 국경 지역의 안전이 확보되면 친러시아 분리주의 무장세력과의 휴전을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경이 열려 있는 와중에 휴전을 선언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국경이 안전해 지는 대로 휴전이 선언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안보회의 결정을 통해 러시아와의 국경을 명확히 하고 국경 유지를 위한 각종 설비를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동부 지역 국경을 통해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무기와 군사장비, 군인 등을 들여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그같은 주장은 내부문제를 외부 책임으로 돌리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억지라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