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PD수첩 제작진, 중앙일보 상대 항소심 '승소'

재판부 "중앙일보 보도, 허위임이 분명"...4000만원 배상하라

원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혐의로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0일 PD수첩 제작진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빠져나오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오대일기자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의혹'을 보도한 'PD수첩' 제작진들이 중앙일보를 상대로 허위보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고의영 부장판사)는 PD수첩 조능희PD 등 PD수첩 제작진 5명이 중앙일보와 소속 기자, 검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당시 PD수첩은 미국의 환자 '아레사 빈슨'의 죽음이 CJD(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뒷받침하는 논거로 사용돼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는 2009년 6월 16일자 기사에서 '(PD수첩 보도와는 달리) 빈슨 소송 재판기록에서 아레사 빈슨의 유족이나 의료진 모두 vCJD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PD수첩이 허위이거나 과장된 보도를 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이에 조PD등 PD수첩 제작진은 중앙일보의 보도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지난 2012년 중앙일보와 해당기자, 수사팀을 상대로 제작진 5명에게 각각 800만원(총 4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제작진은 "실제 아레사빈슨은 vCJD 의심진단을 받고 사망했고 빈슨소송의 재판기록에도 그렇게 기재돼 있다. (중앙일보 기사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제작진의 명예가 훼손된 점은 인정되나 중앙일보 보도에 공익성이 있고 제보를 사실로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제작진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일부 의료진이 'vCJD의심진단을 받고 아레사 빈슨이 퇴원조치됐다는 빈슨 유족의 주장을 인정한다'고 명시적으로 답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따라서 (중앙일보의 해당 보도는) 허위임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중앙일보 기자는 아무런 추가 취재없이 바로 다른 수사관계자의 매우 막연한 확인만 믿고 기사를 작성했다"며 "제보를 듣자마자 보도를 할 정도로 시급한 사안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해당 기사는 조PD 등이 언론인으로서 가지는 사회적 평가와 가치를 저해하는 것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보도"라며 중앙일보가 (제작진이 요구한)4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제보를 통해 허위보도가 나오도록 했다"며 정병두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등 수사팀 5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서는 "기자에게 제보한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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